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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생' 수능 응시 확대에 고3 수험생 긴장

"싸강(온라인 강의) 틀어 놓고 수능 공부해요" 

20학번 신입생 이주헌(가명·19)씨는 얼마 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접수를 마쳤다. 지금 다니는 학교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이씨는 "수능을 한 번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학교에서 비대면 강의를 진행해 시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는 그냥 틀어만 놓고 있다"며 "강의가 재생되는 동안 수능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학사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재수생 등 소위 'N수생'들의 수능 재응시가 현실화된 것.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면서 시간 여유가 생긴 대학 신입생들의 '재(再) 수능' 결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도 수능, 졸업생 비율 17년 만에 최고치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수능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졸업생+검정고시 등) 비율은 총 29.8%(14만 6760명)로 2005학년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명 중 3명은 재학생이 아닌 신분으로 수능을 치르는 셈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지원자는 총 49만3433명으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4만6673명(70.2%), 졸업생 13만3069명(27%), 검정고시 등 기타지원자 1만3691명(2.8%)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수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며 "수능 결시율을 고려하면 실제 수능 지원자 비율 가운데 재수생(졸업생) 비율은 30%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대학에 왔는데 '온라인 강의' → 다시 '수능'

역대 최고 졸업생 비율은 코로나19 여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각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면서 20학번 신입생들에게 수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

(사진=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능을 다시 보겠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온라인 강의가 길어지는 만큼, 남는 시간에 수능 공부에 매진해 더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겠다는 취지다.

김석현(가명·20세)씨는 "선택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전공을 계속 공부하기 보다는, 한 번 더 도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온라인 강의가 길어지는 만큼 남는 시간에 수능 공부를 다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대입 정보 커뮤니티 '오르비' 캡처)


대입 정보 커뮤니티 '오르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이트 검색창에 '재수' 혹은 '반수'를 검색하자 수능을 다시 본다는 게시글이 잇달았다. 특히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수능을 다시 보겠다는 요지의 글들이 많았다.

게시글 가운데는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고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만큼 나머지 시간을 수능에 쏟겠다"는 내용이 많았다.

재학생 불리? 응시생 줄어 합격선·경쟁률 감소 예상 

재학생들은 n수생들의 수능 도전에 걱정이 늘고 있다. 졸업생들이 수능에 합류하며 입시 경쟁이 치열해 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재학생 김석현(가명·18세)씨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수업에 여러 차질이 있었다"며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 약 1년 동안 반복됐다. 졸업생(재수생)까지 몰려 온다고 하니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재학생이 마냥 불리하지 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지난해부터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수가 대폭 감소했다"며 "졸업생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모두 줄어 수능 지원자 수 자체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시와 정시에서는 경쟁률이 떨어지고 합격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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