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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도 비대면인데..."등록금 감면 논의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와 실시간 화상수업은 불편함이 커 학생들은 수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권의 침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 인하 움직임이 없다. 더욱이 1학기 등록금 반환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등록금 반환 못 받은 대학생 많다

‘청년진보당 코로나 시대 대학생 권리찾기 운동본부’(이하 ‘청년진보당’)는 지난 14일 수도권 7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학 등록금 반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를 포함한 30%(22개)의 대학에서는 ‘코로나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5일 알바몬과 잡코리아가 국내 4년제 대학 대학생 4022명을 대상으로 '1학기 원격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일부 반환 여부와 2학기 휴학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대학생 60.5%는 “1학기 등록금 일부 반환 못 받았다”고 대답했다. 등록금의 일부를 반환받은 대학생은 39.5%정도였지만 이들이 받은 금액은 등록금의 7% 수준에 불과했다.

반환의 형태 역시 제각각이었다.

동국대는 2학기에 등록한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 지급 형식으로 5% 감면된 등록금 고지서를 통보했다.

다른 대학들은 성적장학금을 폐지한 후 10만~30만원 정도의 생활비성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등록금 실납부액의 4.65~10%를 환불하는 등 이었다. 장로회신대는 장학금 15만원 중 5만원을 지역쿠폰 형태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학생들은 ‘특별장학금이 결국 우리 장학금 빼서 만든 거야? 우리 등록금은?’, ‘환불이 아니라 용돈 줄테니 퉁치라는 것’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


원격수업 질 현저히 낮아1학기 자료 재탕하기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대면 수업을 잠정 보류하던 대학가는 다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학생 확진자 발생 보고 현황에 따르면 4년제 대학 82개교(이하 14일 기준, 41.4%)와 전문대학 50개교(37.3%)가 전면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 이모씨(21·여)는 “실험과 실습이 많은 학과는 그에 해당하는 만큼 등록금을 더 낸다"며 "코로나로 인해 실험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속 그만큼의 환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질 또한 현저히 낮다는 입장이다. 앞서 말한 알바몬과 잡코리아의 설문에서도 대학생 75%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수업의 내용 등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대학생 박모씨(23·남)은 “비대면으로 수업 평가가 어려워지니 과제로 평가하려는 교수님들이 많아져 과제의 양이 몹시 증가했다”며 “수업을 들으며 배우는 양보다 과제에 쏟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교수들이 1학기 자료를 2학기에도 재업로드를 하며 일명 ‘재탕’한다는 비판글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지난 3일 중앙대 온라인 게시판에 1학기 강의 동영상이 2학기에도 '재탕'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학생 진모씨(24·여)는 “1학기와 아예 같은 영상과 자료를 쓰는 교수님이 있다”며 “수업권이 확실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속 등록금 일부 반환은 몹시 필요하다”며 비판했다.

청년진보당 당원들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코로나 시대 대학생 권리찾기 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 반환 기준 마련과 등록금 100만원 상한제 도입 촉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학 2학기 등록금 반환 불투명세금으로 메우나?

대학등록금 반환이 여전히 부진해 보이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반값등록금운동본부 등은 21일 논평을 내고 대학등록금 반환을 가능하게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의 9월 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단체들은 “만약 9월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11월 이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2학기 등록금 반환은 고사하고 2021학년도 1학기 적용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 감면에 대해 아직 논의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대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으며 계획이 나오면 보도자료를 배포하겠다”고 전했다. 연세대 홍보팀 관계자 역시 “8월에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열렸는데 현재까지 들은 바 없다"며 "다음번회의가 있다면 거기서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홍보팀 관계자는 “학생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고 전했다.

2학기 등록금 반환을 두고 학생들과 대학측의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관계자는 “현재 2학기 등록금 반환 관련한 대학별 현황을 따로 조사한 것은 없다"며 "향후 대학 비대면 사업 추진 계획서와 실적을 받을 때 포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국가가 대학 등록금 환급을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날 의결된 ‘등록금 반환법’은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번 더 심사를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시행은 다음 학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누리꾼들은 “결국 또 세금이냐”, “부모님이 다시 등록금 내는 거와 뭐가 다르나. 대학은 뭐하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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