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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도 ‘쇼처럼'... 펀슈머 사로잡는 라이브커머스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가 쇼핑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실시간 소통과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펀슈머’(재미와 고객의 합성어로 구매 과정에서 재미를 소비하는 경험을 추구)인 2030세대를 공략한다. TV홈쇼핑을 비롯해 다양한 업계가 라이브커머스 진출을 통해 고객층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시간 소통으로 질문부터 팬심까지

라이브 커머스가 형식과 콘텐츠의 다양화로 언택트 시대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실시간으로 쇼 호스트가 제품을 설명한다는 점에서는 TV홈쇼핑과 유사하다. 실시간으로 판매자와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시청자들의 댓글이 화면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면 쇼 호스트는 제품을 소개하며 중간중간 댓글을 읽는다.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로 정보를 얻는 데 익숙한 2030세대는 라이브 커머스를 하나의 영상 콘텐츠로 즐긴다.

라이브 커머스 시청자들의 댓글이 화면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면 쇼 호스트는 제품을 소개하며 중간중간 댓글을 읽는다. (사진=왼쪽부터 CJ몰, 네이버쇼핑라이브,잼라이브 캡쳐)


최근 생갈비를 판매한 한 라이브 커머스에는 “고기 굽는 꿀팁 알려주세요”, “갈비 통째로 뜯으면서 먹어주세요” 등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출연자는 시청자의 댓글을 읽으며 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다. 흡사 인터넷 ‘먹방’ 같은 모습이다. 기존 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소비자는 실시간으로 궁금증을 해결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전문 쇼 호스트가 아닌 인터넷 방송인이나 유튜버, 셀럽을 섭외하는 경우도 많다. 방송 자체의 전문성보다는 소통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제품에 관심보다 출연자에 대한 관심으로 라이브 쇼에 입장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절임배추 판매를 위해 ‘김장 SHOW’시리즈를 방영했다.

유튜버 '정육왕'을 섭외해 이하연 김치명인에게 김장을 배우도록 한 것. 시청자들은 "정육왕을 여기서 보다니", "정육왕님 유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댓글을 달며 인플루언서와 소통했다.

채팅창은 시청자들 간의 정보 공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신발을 판매하는 한 라이브 커머스에서 "A브랜드 운동화는 235mm, B브랜드 운동화는 230mm를 신어 고민이다"는 네티즌의 댓글에 "이 브랜드는 B랑 사이즈 비슷하게 나온거 같다. 230mm추천한다"는 답장이 달렸다. 시청자들끼리 실시간으로 리뷰를 공유해 따로 검색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퀴즈부터 ASMR까지...펀슈머 공략

쇼핑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하자 2030세대가 호응했다. 소비에서 재미 요소를 즐기는 ‘펀슈머’인 2030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한다.

TV홈쇼핑의 경우 심의가 엄격해 제작 과정과 사용 문구까지 규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는 방송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다양한 장면 연출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출연자들의 자유로운 발언과 행동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한다.

다양한 장면 연출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출연자들의 자유로운 발언과 행동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한다. (사진=왼쪽 아래 포스몰 김장쇼 캡쳐, 나머지 카카오쇼핑라이브 캡쳐)


탄산음료를 판매한 한 라이브 커머스는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캔 뚜껑을 여는 경쾌한 소리부터 얼음이 가득한 컵에 탄산 음료를 따르는 순간 기포의 소리까지 전했다. 이어 벌컥벌컥 음료를 마시는 소리까지 전하자 시청자들은 “짜릿하다”, “아 탄산 ASMR 최고”라며 방송을 즐겼다.

대리 쇼핑 콘텐츠도 등장했다. 한 남성복 브랜드는 매장에 직접 찾아가 쇼핑을 하는 연출을 선보였다. 출연자는 제품을 직접 착용 해보고 사이즈, 소재 등을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의 댓글을 읽으며 쇼핑을 즐겼다.

퀴즈쇼는 라이브 커머스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요소다. 퀴즈쇼와 라이브 커머스 결합의 대표 플랫폼 ‘잼라이브’는 현재 500만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가 존재한다.

대국민 퀴즈쇼로 시작했던 잼라이브는 현재 라이브커머스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정 기업이나 상품과 협업을 통해 퀴즈를 진행하고 상품을 판매해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구매하지 않고 퀴즈만 풀어도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라이브 커머스로 메이크업 쇼를 선보였다.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함과 동시에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메이크업 팁, 피부관리 비법 등을 공유했다. 시청자들에게 마치 한 편의 뷰티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출연진이 아닌 연출진을 카메라 안으로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체형 예시를 들어주겠다며 쇼 호스트가 PD를 부르자 바로 카메라 앞으로 나와 옷을 입어보는 것. 생동감 넘치는 연출로 재미를 더하자 시청자들은 “신선하다”, “대본이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라이브 커머스를 즐겨보는 윤혜린(25·여)씨는 “라이브 커머스를 보면 한 편의 예능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꼭 구매를 하지 않아도 하나의 콘텐츠로 라이브 커머스를 보게 된다”며 “그러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구매까지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2030잡아라...홈쇼핑·유통업계도 참여

2030세대를 포섭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으로 진출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2030세대를 포섭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으로 진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경우 라이브채널을 따로 생성해 편성을 대폭 늘렸다. 매출은 TV홈쇼핑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2030세대를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다. 홈쇼핑의 기존 고객층인 4050세대에서 나아가 2030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흐름에 유통업계와 중소기업, 백화점까지 동참했다. 미래 구매 세력인 MZ세대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 1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MZ세대가 한국 경제활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4.6%에 달하며, 향후 15년간 기존 세대를 뛰어넘는 구매력을 지닐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유통업계 외에도 네이버, 카카오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라이브 커머스의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GS리테일 V커머스 관계자는 “본인이 원하는 것은 아낌없이 소비하되, 리얼한 상품정보를 원하는  2030세대를 끌어오기에 라이브 커머스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 즐거우면서도 생생한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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