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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강이라 수업한대요”…비대면 수업은 추석도 예외 없다?

오는 4일까지 닷새간의 황금연휴에도 대학생들은 수업을 듣느라 정신이 없다.

올해 대부분의 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면서 추석 연휴에도 과제를 더 많이 내주거나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이 있어서다.

최근 주요 대학들의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는 ‘교수님이 추석 연휴에도 녹화 강의를 올리거나 실시간 강의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생 대부분은 추석 연휴가 쉬는 것 같지 않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여러 대학 커뮤니티 등엔 추석 연휴 강의 진행에 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진은 세종대(왼쪽), 성균관대(오른쪽 위), 단국대(오른쪽 아래)에브리타임 캡처


추석 맞이 과제밀려드는 과제에 학생들만 고생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오프라인 시험 진행이 어려워지며 교수들은 과제를 통해 성적 평가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과제량이 증가해 학생들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학생 조모씨(21·여)는 “온라인 수업이라 과제가 많아져서 추석 연휴 동안 중간고사 공부와 과제를 병행해야한다”며 “추석연휴라고 하지만 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학생 조윤식(21·남)씨는 “추석 연휴 과제가 너무 많아 스트레스"라며 "과제를 많이 내는 교수님은 자기 수업만 듣는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추석 연휴 동안 해오라며 과제를 추가하는 예도 있었다.

한림대 에타에는 ‘추석에 심심하지 말라고 추석 과제 내주심’, ‘추석 과제가 5개. 방구석 폐인 되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단국대 에타에는 ‘왜 과제가 없던 과목들도 추석에는 과제가 나오냐’, ‘하루동안 과제만 3개 나왔다’등의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학생 이모씨(23·여)는 “온라인 수업 때문에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과제를 많이 내주시는 교수님들이 많다”며 “연휴를 빌미로 일부 교수들이 과제를 더 많이 내줘 할 게 더 쌓였다”고 한탄했다.

지난 8월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 교수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녹화 강의 시청 넘어서 실시간 강의 진행하기도

과제 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에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녹화 강의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성균관대, 단국대, 고려대, 세종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명절 연휴기간 중 실시간 강의도 진행할 예정인 교수들이 있어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균관대 에타에는 ‘추석 연휴기간에도 수업이 있어 노트북을 들고 내려가야 한다’, ‘추석인데 다 정상수업이네. 이래서 싸강(사이버강의)이 싫어’ 등 추석 연휴 강의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단국대 에타 이용자는 ‘싸강이라서 올리시는 분도 있는 거지 대면 강의였다면 어느 교수가 추석에 수업 들으러 오라고 하겠냐’고 적기도 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임모씨(23·남)는 “교수들은 자신들은 편하게 녹화해 놓은 강의를 올려놓지만 우리는 왜 명절 연휴기간 중에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연휴 기간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과제가 나을 것같다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세종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3·남)는 “추석에 쉬고 종강을 늦출지 추석에 실시간 수업을 하고 종강을 그대로 할 지 투표를 했다”며 “사실 쉬어가는 게 좋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동영상 강의나 간단한 과제가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에 지역 이동이 있으니 그것에 방해만 안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 통상적으로 안 했을 뿐 학칙상 문제없다

명절 연휴기간 중 실시하는 수업에 대해 제도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게 교육당국 입장이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관계자는 “국·공립대, 사립대 관계없이 수업진행은 각 대학이 학칙에 따라 운영한다"며 “대부분의 대학 학칙에 수업 요일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교원도 학생도 휴일이기에 연휴나 주말엔 쉬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들은 학칙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대 수업과 관계자는 “명절 연휴기간 중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는 것이 학칙을 위배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실시간 강의는 휴일에 진행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여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학칙상 휴일에 수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은 없다"며 "사정에 따라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을 때 주말이나 휴일에 보강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현행법(고등교육법)상 1학기에 15주 이상 수업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강의 시청 기간이 넉넉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휴 기간에 강의가 올라와도 연휴가 지난 기간에 들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림대 교무팀 관계자는 “당일에 꼭 듣게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동영상 시청 기간이 보통 1주일이니 연휴 기간을 제외한 기간에 들으면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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