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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코로나19에 "난 늘 술이야~맨날 술이야~"

"술이요? 안 마셔야 하는데 ... 상황이 술을 술술 부르네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박지영(가명·28세)씨는 요새 부쩍 술을 많이 마신다.

박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회사 재정이 나빠지면서 월급이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돈은 훨씬 적게 버는데 업무 환경은 이전보다 열악해져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3일 밖에 쉬지 못한다”며 “하소연할 곳이 없어 퇴근 후 자꾸 술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환웅(가명·27세)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취업도 어려워지고, 외출도 할 수 없다보니 괜히 집에서 술만 마시게 된다"며 "집에 갇혀 온종일 채용공고만 보고 있으면 사람이 피폐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술로 푼다.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20대의 음주가 크게 늘었다. 극심해진 취업난, 악화된 일자리 환경 등으로 겪는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하는 것.

특히 음주 횟수가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폭음현상도 늘어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대, 음주 횟수·폭음 ↑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코로나19 대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폭음을 비롯한 20대의 음주 빈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승곡선을 그렸다.

음주 횟수가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0.9%에서 8%로 약 8.8배 증가했으며, 음주 횟수가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은 57.1%에서 48.5%로 약 8.6%포인트 감소했다.

실제 ‘주 4회 이상' 술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은 0.53%에서 2.19%로 약 1.8%포인트 높아졌으며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40.43%에서 26.78%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폭음을 한다'고 답한 비율도 0.53%에서 2.1%로 약 1.57%포인트 증가했다.

극심한 스트레스 '음주'로 이어져 

전문가는 코로나19로 겪는 청년들의 정신건강 악화를 20대의 음주 증가 이유로 꼽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주도 일종의 정신과 질환으로 정신건강 악화와 연관이 있다"며 "보통 불안과 우울 등의 감정을 겪으면 등이 이를 해소하거나 도피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기에 젊은 층의 음주가 늘었다는 것은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임 교수의 설명처럼 코로나19 시기 20대의 정신건강은 심각한 수준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분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8만2780명. 이중 20대가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관련 기관 대책 마련 시급"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과 일상생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음주빈도 폭음의 증가는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모든 면에서 위험한 일”이라며 “특히 20대의 경우 음주, 폭음의 급증은 건강 및 학업 차질 문제로 이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코로나19이후 음주, 폭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음주문화 개선사업을 주요사업의 하나로 수행하고 있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보건복지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세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주 실태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실정에 맞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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