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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교환하다보니 매일 보는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영윤씨는 새해를 맞아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아이패드를 활용해 친구와 일기를 주고 받는 것이다. 초등학생때도 친구와 일기장 하나를 주고받은 적은 있었지만 꼭 직접 만나야 하는게 번거로워 오래 지속하진 못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만 일기를 교환하는 것은 김씨도 처음이다.

그는 “코로나로 친구랑 자주 만날 수 없어 아쉬웠는데 교환일기를 쓴 이후로 매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와 단둘이서만 교환일기를 주고받는다. (사진=독자 제공)


 

공동작업 기능 활용한 실시간 문서 공유

예전 초등학생과 중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교환일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다시 유행하고 있다.

차이는 옛날에는 직접 종이에 썼다면 지금은 태블릿PC에 전자펜으로 일기를 쓴다는 점이다. 일명 ‘아이패드 교환일기’다.

아이패드 교환일기는 말그대로 아이패드를 이용해 친구와 일기를 교환하는 Z세대의 놀이문화다.

아이패드용 필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굿노트’를 활용한다. 굿노트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공동작업 기능을 추가하면서 이런 놀이가 가능해졌다.

친구들과 일기를 공유하기 위해선 함께 일기를 공유할 친구를 모으고 원하는 굿노트 템플릿을 다운 받아야 한다. 공동작업 기능을 활성화 한 후 복사한 문서 링크를 친구에게 전송하면 일기를 공유 할 수 있다.

즉 원하는 사람과 해당 다이어리 링크만 공유하면 언제든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다.

원하는 속지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실시간 댓글도 달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취미 공유하는 덕질일기도 인기

아이패드 교환일기는 형태와 공유 대상도 자유롭다. 그 중 각자 좋아하는 스포츠나 연예인 등 공통 관심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공유하는 소위 ‘덕질일기’가 인기다.

친구 3명과 함께 덕질일기를 쓰고 있다는 유튜버 포근(21세·여)씨는 “팬들 사이에서 일명 ‘떡밥’으로 불리는 사진이나 글, 스케줄 등을 공유한다”고 전했다.

그는 “함께 일기를 쓰는 친구 중에 야구와 배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며 "그 친구가 항상 스포츠 용어 설명을 해주다보니 스포츠에도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교환일기라는 놀이를 통해 취미나 관심사를 넓히는 효과까지 얻게 된 셈.

 

(사진=유튜버 포근 제공)


그는 아이패드 교환일기를 쓰는 이유로 △각자 취미를 공유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재미 △새로운 분야에 대한 흥미 △다양한 사진과 스티커를 활용해 자유로운 꾸미기 △쉬운 수정 △실시간 공유 등을 꼽았다.



 

'운동일기' 공유하며 건강한 습관 이어가기도 

요즘시대의 교환일기 특징이라면 지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와도 일기를 교환한다는 점. 매개체는 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매번 꾸준한 운동에 실패했던 전재원(20대·여)씨는 최근 '운동일기'를 공유한 뒤로 운동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전씨는 “친구들의 운동 기록을 보면 나도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동기부여에 이만한게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전재원 제공)


친구 1명과 함께 운동일기를 시작한 전씨는 최근에 동반자가 한 명 더 늘었다. SNS에 올린 운동일기 사진을 보고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밖에도 Z세대는 공유자들과 ‘식단일기’를 나누며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팀플 자료를 공유하기도 한다.

 

전문가 "온택트 소통 방식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징"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과 온라인을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라며 "이들에게 온·오프라인의 구분은 다른 세대보다 뚜렷하지 않아 온라인 소통에도 익숙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Z세대 사이에서는 교환일기 방식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관심사를 나누는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거나 디스코드를 활용해 함께 게임을 즐길 사람을 구하는 등 취향을 공유하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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