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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창‧함성 없어도 공연 120% 즐겨요"

방역당국이 대중음악 공연을 14일부터 재개하면서 팬들이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함성·떼창 금지 등 조건부 허용이지만 이마저도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콘서트장 등이 포함된 대중음악 공연의 입장 인원을 최대 4000명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콘서트장은 클래식 및 뮤지컬 공연과 달리 100인 미만 인원제한이 걸려 있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대중음악 공연장의 경우에도 100인 미만 제한을 해제하되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전까지는 입장 인원을 4000명으로 제한키로 했다.

다만 당국은 아직 감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중음악 공연도 △마스크 상시 착용 △음식섭취 금지 △지정좌석 외 이동금지 △일행 간 좌석 띄우기 △함성·구호·합창 등 침방울이 튀는 행위 금지 등의 방역수칙을 적용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고요한 콘서트준비물 챙기기에 분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속 ‘고요한 콘서트’라는 뉴노멀 앞에서 팬들은 저마다 콘서트 준비물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등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아이돌의 팬이라는 이유영(24·여)씨는 “함성을 지를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콘서트장을 갈 수 있어 다행”이라며 “빨리 공연장에서 라이브 무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큰 소리로 울부짖는 ‘미친 닭 인형’부터 ‘원목 소고 딸랑이’ ‘대신방울’ ‘핸드벨’ ‘박수 응원 막대기’ 등 소리가 나는 다양한 응원 도구들이 거론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온라인에서 거론되고 있는 '함성 금지 콘서트 준비물'.(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콘서트장 방문에 대비해 친구와 함께 박수 막대기를 주문했다는 안혜림(23·여)씨는 “소리를 못지르니 박수라도 많이 쳐야 할 텐데 직접 치는 것보다 응원도구를 흔드는 게 더 효과적이란 이야기에 구매했다”며 “침묵 속에서 진행되는 콘서트라 기억에도 많이 남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20대 김예진 씨는 “함성 금지란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린 응원도구는 미친 닭 인형”이라며 “온라인에서 준비물로 많이 언급되고 있어 정말로 가져가야 하나 고민이 된다. 콘서트에 가게 된다면 일단 챙기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여러 버전의 응원 소리를 녹음해 두고 상황에 맞게 녹음본을 재생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씨는 "콘서트의 꽃은 응원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직접 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하니 녹음이라도 해놓고 가서 틀어야 하나 싶다"고 언급했다.

 

함성·떼창 없는 공연 가능할까... 비현실성 지적도

이처럼 대중음악 공연 재개를 유쾌하게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지은(23·여)씨는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함성 금지 등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며 “일일이 제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걱정이 되긴 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씨는 그러면서 “백신 접종도 진행되는 중이니 차라리 안전하게 함성도 지를 수 있고 떼창도 가능할 때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긴장감을 늦추니 국민들도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요즘 확진자가 노출돼도 거짓 진술을 하거나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확진자 수를 온전히 믿기는 어렵다”며 "(해당 방역 수칙들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1차 접종률이 60%인 영국도 봉쇄 해제 일정을 연기한 점을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가능할 수는 있다"면서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덴탈 마스크를 쓰는 경우엔 30% 정도밖에 예방이 안돼 비말이 나갈 수 있어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마스크를 느슨하게 쓰거나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는 경우, (공연장 밖에서) 취식을 할 때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는 바이러스가 생존할 확률도 낮고 공기가 순환하기 때문에 보다 괜찮겠지만 실내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그러면서 "지금 당장 4000명으로 인원을 늘린 건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다"며 "이번에 500명 정도로 늘리고 8월에 1000명으로 늘리는 등 순차적으로 (입장 인원을) 늘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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