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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19발 고용 충격 '워킹맘'이 가장 아팠다?

[이데일리 박두호 기자] 코로나19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고용 충격을 주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줄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16개월 연속 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줄어든 이후로 가장 오랜 기간 취업자수가 감소세를 유지한 것이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 노동자들, 여성 노동자들 중에서도 기혼여성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는 남성보다 여성 고용에 더 큰 타격 사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업자수가 줄어든 12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 감소율은 월평균 1.57%p다. 즉 전년 동월 대비 매월 약 40만명 정도의 취업자수가 적었다는 얘기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은 월평균 1.03%p 줄었지만 여성은 월평균 2.28% p감소했다. 취업자수가 가장 크게 줄어든 올해 1월은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3.7%p 감소했고, 남자는 2.5%p, 여자는 5.2%p 줄었다. 여성의 취업자수 감소율은 남성보다 2배 가량 많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여성들의 취업자 비율이 남성보다 낮은데 코로나는 낮은 상태에서 남녀 차이를 더 벌렸다”며 “여성들의 취업상황은 코로나 전보다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의 전체 취업자 중 남성 비율은 57%, 여성 비율은 43% 정도로 남성 취업자수가 여성 취업자수보다 많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위기는 남녀의 고용 격차를 더 키웠다.

외환·금융위기와 다른 코로나 팬데믹

코로나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위기는 이전 경제위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건설업, 제조업, 운수창고 등에서 고용이 많이 감소했고 코로나 팬데믹은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교육 서비스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업자가 줄어들기 직전인 작년 2월 기준으로 건설업의 남성 비율은 89.2%, 제조업의 남성 비율 71.6%, 운수창고업의 남성 비율은 87.6%다.

반대로 숙박음식업의 여성 비율은 61.3%, 교육 서비스업의 여성 비율은 66.5%,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여성 비율은 82%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이 과거의 경제 위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난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성고용의 비중이 높은 대면 서비스업 산업이 주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산업별 취업자수 변화와 여성 취업자수 비중. (출처=한국은행)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때는 제조업, 건설업, 금융업 쪽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거나 실직자가 많이 생겼다”며 “지금은 대면 서비스를 제한하기 때문에 자영업을 비롯한 여성들의 종사가 많은 분야에서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혼여성에게 가혹한 코로나

20대 여성의 취업자수와 30~45세의 취업자수를 비교해보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는 결혼 유무가 나오지 않아 결혼한 가능성이 높은 30~45세 연령층을 기혼여성군으로 분류해 비교했다.

2020년 2월 기준으로 1년 동안 취업자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20대 여성 취업자수는 월평균은 1.25% 감소했고, 30~45세는 월평균 3.1% 감소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문은 닫으면서 아이를 돌보기 힘든 상황이 찾아와 여성들이 휴직하는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육아 부담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짊어지기 때문에 기혼여성의 취업자수가 특히 더 줄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통계청이 작년 11월에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현황에서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의 42.5%가 육아라 답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기혼여성의 취업자수 변화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와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기혼여성의 고용악화는 미혼여성 취업자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했던 외환·금융 위기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에서 미혼여성 대비 기혼여성의 취업자수 변화. 코로나19에서 기혼여성의 취업자수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에는 남편의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기혼여성이 고용시장에 나오는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육아부담의 증가로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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