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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로 그려낸 인간愛...'포커스 아프리카' 방문기[上]

[스냅타임 전수한 기자]아프리카에는 한국에 없는 것이 있다. '천천히'를 뜻하는 'Pole Pole(폴레폴레)' 정신이다. '빨리빨리'를 달고 사는 한국인으로서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그들의 미술도 낯설다. ‘Pole Pole’은 아프리카 미술에서 ‘느림의 미학’으로 나타난다. 예술에 조예가 전혀 없더라도, 그 특별한 여유로움은 전해진다. 두 인턴 기자가 아트스페이스선 ‘포커스 아프리카’ 기획전에 다녀왔다.

서울 중구 KG타워 아트스페이스선 '포커스 아프리카' 테마 기획전. 기간별로 '조엘 음파두', '헨드릭', '팅가팅가' 각 작가를 다룬다. 내년 1월 9일까지.


수한: 첫 전시는 '조엘 음파두' 작가네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연서: 그럴리가요(웃음). 저희같은 초보들을 위해 곳곳에 친절한 설명이 있네요. 카메룬의 '국보급' 작가래요. 프랑스에서 예술을 공부했다고.

수한: 그래서 유럽과 아프리카가 섞인 독특한 화풍을 가지게 됐군요. 확실히 낯설게 느껴져요.

연서: 그러니까요. 그동안 보던 그림들과는 뭔가 다른 것 같아요.

#긴 목은 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수한: 왜 목을 길게 빼서 그렸을까요? 인물들 목 부분이 하나같이 길어요.

연서: 글쎄요, 하늘에 닿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것 아닐까요? 신과 더 가까워지려는 종교적 의미라든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전통적으로 '긴 목'은 아프리카 미술에서 신과 닿으려는 종교적 염원을 나타내왔다. 그러나 현재, 조엘 음파두는 멀리 있는 신 대신 가까운 인간에 집중한다.

그가 그린 '긴 목'은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기린의 목이 길어서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것처럼, '절망하지 말고 내일을 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 인간에 대한 음파두의 애정은 계속 이어진다.

#자동차, 사람을 위한 도구일 뿐

수한: 유독 자동차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도 의미가 있을까요?

연서: 아프리카 미술에서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라고 해요. 차를 가지고 있으면 주목을 받아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가의 '차'에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조엘 음파두의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 아니다. 그에게 차는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좁혀주는 도구다. 그가 그린 차는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 차를 둘러싸고 모인 '사람'들이 돋보인다.

"나의 차는 비싸거나 빠르거나 멋있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이 갈 때 마음을 놓치지 않게 하면 그만이다", 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는지 잘 드러나는 인터뷰다.

#음악엔 국경이 없다 

연서: 수한 씨, 뭘 그렇게 오래봐요?

수한: 이 그림엔 설명이 있어요. <역시 음악>이래요.  '음악'이 사람을 하나로 묶어준다,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돼요. 연서 씨는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역시 음악>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그런데 연주자의 나팔에서 뿜어져나온 선율이 이들을 감싸안는다. 선율의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된다.

음악이 사람을 연결한다. 이 따뜻한 사실은 아프리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나보다.

 

하(下)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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