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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어린시절, 세계지도를 보며 ‘이 나라 꼭 가봐야지!’ 다짐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세계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Mercator Projection)으로 그린 지도인데, 무려 16세기 인물 메르카토르가 정확한 항해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는 지구를 원통에 넣었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베껴 그린 지도인데요. 경도와 위도가 직각으로 표시되어 보기 편하고, 한눈에 보기에 이해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극이나 남극으로 갈수록 대륙 면적이 터무니없이 커지는 ‘왜곡’이 심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죠.

극단적인 예로는 북쪽에 위치한 그린란드가 있습니다. 그린란드는 적도에 위치한 아프리카 대륙만큼이나 커 보이는데요. 실제로는 아프리카가 14.5배 가까이 더 크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과 중국 위로 거대하게 이어지는 땅덩이는 실제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절반보다 살짝 큰 정도죠.



메르카토르 도법에 등장하는 나라의 ‘실제 크기’를 보다 직관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미국인 프로그래머인 제임스 탈매지와 데이먼 매니스가 만든 ‘더 트루 사이즈(thetruesize)’입니다. 검색창에 국가 이름을 입력하면 드래그가 활성화되는데요. ‘러시아’를 입력하고 적도 부근으로 끌고 오니 크기가 확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the truesize of 캡쳐)


 

세계지도 그리는 다양한 법

트루사이즈 홈페이지 뿐 아니라, 여러 세월 동안 정확한 지구를 그려내기 위해 다양한 도법이 개발됐습니다. 지도를 방추형으로 그린 시뉴소이드 도법, 타원 안에 그린 몰바이데 도법, 지구본을 조각으로 잘라 표현한 호몰로사인 도법 등입니다. 각 나라의 면적을 정확히 표현했지만, 거리나 모양, 방향(방위각)이 정확하지 않은 페터스 도법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거리, 모양, 방향, 면적을 적절히 절충한 로빈슨 도법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좀 더 상세하고 보기 편하게 세계지도를 그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일본 건축가인 하지메 나루카와가 지구를 96개 지역으로 쪼개 평면으로 펼친 오사그라프 방식의 세계지도를 발표했죠. 이 지도는 일본 최고 권위의 ‘굿 디자인 어워드 2016(Good Design Award 2016)’를 수상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영국 기후데이터 과학자인 닐 카예가 구체를 평면에 투영하는 매핑 기능인 평사투영법을 사용해 만든 지도를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닐 카예는 자신의 지도와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비교했는데,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캐나다, 러시아, 그린란드 등 나라는 극단적으로 면적이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닐 카예가 만든 세계지도. 어두운 색으로 실제 면적을 표시고 있다. (사진=@neilrkaye 트위터)


 

다만, 구체인 지구를 평면으로 옮겨담는 데는 언제나 한계가 있죠. 이 한계를 극복한 지도는 아마 구글 어스(Google Earth)가 유일할 겁니다. 지구를 3D로 표현했기 때문에 거리, 모양, 방향, 면적 모두 충족하는 지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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