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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부럽니? '등골브레이커'의 슬픔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0대 중 해외 유학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데다 돌아와 취업할 때는 최고의 스펙 중 하나까지 쌓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학생들은 국내 20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기도 한다.



그러나 유학생들도 나름의 고충이 크다.



부푼 꿈을 안고 유학을 시작했으나 고액의 학자금과 생활비로 부모님의 허리만 휘게 하는 불효자가 따로 없다. 가끔은 자신이 '0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 같아 혼란스러울 때도 많다. 또 학생 비자로는 현지 취업이 어려워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일명 '샌드위치 신세'가 될 때도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외 고등교육기관 (대학 이상) 한국인 유학생은 작년 기준 연 23만9824여명이다. 그 중 북미로 간 한국인 유학생은 연 7만명을 넘어섰다.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

국내 중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동부지역으로 유학을 떠난 이모(25)씨는 얼마 전 현지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했다. 이씨는 현재 유학생에게 학위 취득 후 주어지는 실무 연수 취업 프로그램인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씨는 지난 4월 취업 비자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씨의 마음도 편치 않다. 연평균 5만 달러(약 5358만원)정도에 달하는 학비 때문에 이씨는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다. 꿈을 향해 유학을 시작했지만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해주시는 부모님 앞에선 죄인이 따로 없다.



학생 비자로는 교외 취업이 불법인 탓에 조교로 교내 취업에 성공했지만 시간당 10달러 (약 1만원), 주 최대 20시간으로 한정돼 있어 숙소비와 생활비를 보태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영어도 한국어도 헷갈려…'0개 국어' 구사

이씨는 10년 가까이 미국에서 살다 보니 이젠 영어가 더 편하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할 땐 가끔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는다.



이 탓에 자신이 "한국 출생이지만 어렸을 때 이민 온 '이민 1.5세' 인지 유학생인지 가끔 의문이 든다"며 "언어적으로 혼란이 오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씨는 오랜 유학생활 탓에 국내 인맥이 모두 끊긴 지 오래다. 또 한국 문화보다 미국 문화에 더 익숙하다 보니 한국의 기업·조직 문화가 가끔 이해되지 않는다. 이씨는 "취업 비자 발급에 실패해 귀국하는 상황이 올까봐 두렵다"고 밝혔다.



최근 이씨는 한국 사회에 미리 적응 하기 위해 가까운 한인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취업 비자는 아무나 받나

고모(28)씨는 미 서부 주립대학교 졸업 후 OPT를 지원했다. 취업이 '이민 1.5세'인 같은 과 동기들보다 쉽지 않았다.



입사 시 회사 측에서 취업 비자와 영주권을 지원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OPT 기간이 만기 돼 결국 해고당했다. 고씨는 이와 동시에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취업 비자나 영주권을 받기 위해서는 이민국 비용과 변호사 비용을 지원해줄 수 있는 고용주가 필요하다. 이민국에 따르면 고용주 측에서 약 5685달러(약 6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일정 인원 추첨 형식으로 진행되는 방식 탓에 비자 발급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어 현지 기업 대부분은 유학생 채용을 기피한다.



결국 고씨는 귀국 후 국내파보다 느지막이 취업 준비 전선에 뛰어들었다. "해외파만큼 출중한 영어실력을 가진 국내파가 부지기수인데, 결국 돌아올 거면 왜 굳이 미국 유학을 가서 돈과 시간을 낭비했느냐"는 주변의 말이 비수가 된다.



고씨는 "고액의 유학 자금을 대주신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현지 취업 실패자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미국 소재 대학 출신이라는 것을 숨긴 채 취업 스터디 모임에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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