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 씨가 이번 보고서 맡아서 책임지고 써 보세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구체적 지시가 없는 ‘한 번 해보세요’ 하는 불친절한 지시. 직장 상사의 이런 지시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직장인 박지연(32·여) 씨는 “상사가 아무런 방향 없이 ‘그래, 한 번 준비해봐’하는 불친절한 지시는 자기 재량껏 해서는 안 되는 지시”라고 말한다. 박 씨는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는 ‘그래 한 번 준비해봐’하는 지시에 ‘내가 맡은 일인 만큼 제대로 해간다’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갔죠”하고 말했다. 하지만 상사로부터 무참히 박살 났다.

그는 “‘다시, 다시’ 라는 무한반복 지시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났었다”며 “‘그럼 어쩌라는 건가, 똥개 훈련을 하는 건가’하고 따지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결국 내 생각이 상사와 완전히 달라서 깨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상사는 어느 정도 머리 속에 밑그림을 그려두고 일을 시켰던 것이다
그 뒤로 박씨는 일을 받을 때 질문을 몇 가지 던지고 방향을 찾아서 보고서를 가져간다고 했다.
질문을 여러 개 하면 자칫 따지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박씨는 자신만의 법칙을 세웠다.
박씨는 일단 보고서를 쓰려고 하는데 이런 방향으로 써도 되는지 고민이라고 공손하게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언을 구한다는 식으로 운을 떼야 한다는 것
그는 “상사의 조언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공감한다는 것을 나타내면 반감 없이 ‘이렇게 해봐라’, ‘저건 저렇게 해봐라’ 힌트를 준다”고 했다.
박 씨는 “물론 상사 중에 자신도 방향을 어떻게 세워야 할 지 모르고 일을 시키는 있다”면서도 “조언 구한다면서 상의를 하기 시작해 함께 방향을 잡은 뒤 보고서를 제출하면 크게 깨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상사에게 조언을 구했고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인상을 준 보고서는 완성한 후 가져갔을 때 별 탈 없이 통과된다”고 설명했다.

상사의 불친절한 지시에 대응하는 박씨의 비법은
첫째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지시에는 공손한 태도로 조언을 구한다.
둘째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공감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