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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티끌` 시대...돈 쓰며 스트레스 푸는 20대



지금의 20대는 끊임없는 경쟁과 그로 인한 상실감, 인간관계 등 다양한 이유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20대의 72.0%가 '평소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쉽게 말해 지금은 티끌 모아 티끌인 시대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NO재테크족'도 생겨났다. 'NO재테크족'이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필요성을 못 느껴 '저축 및 재테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다. 그들은 막막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단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추구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전의 20대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인 '가성비'를 지향했다. 반면 지금은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하며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느끼는 '가심비'를 더 따지는 추세다.

20대는 '스스로 보상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시발비용' 소비를 택한다. '시발비용'이란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 혹은 '홧김에 쓴 돈'을 뜻하는 신조어로 트위터의 한 이용자가 만든 용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응답자 중 '시발비용을 쓰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답한 20대가 62.5%로 5명 중 3명에 달했다. 또 '충동소비가 스트레스해소 및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20대는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요즘의 20대는 주로 '시발비용'을 어디에 투자할까.
'시발비용'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

20대의 대표적인 '시발비용'으로는 스트레스받는 날 치킨 사 먹기, 퇴근 후 홧김에 택시 타기, 코인 노래방 가기, '올리브영' 가서 미용제품 사기, 네일아트 받기 등 주로 소소한 소비다.

사회초년생 전소희(26·가명)씨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소소한 소비로 푼다. 연이은 폭염으로 높아진 불쾌지수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퇴근길이 싫은 전씨는 요즘 택시 승차에 '시발비용'을 쓰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전씨의 퇴근길은 대중교통으로는 한 시간, 택시로는 30분이 소요된다. 택시를 타면 시원한 에어컨에 시간까지 반이나 절약된다. 비록 가격은 7000여원으로 대중교통에 비해 약 6배 차이 나지만 그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남들에겐 의미 없어 보이지만 나에겐 큰 의미

청년들은 '가심비'를 위해 더욱 과감해진 소비도 강행한다. '시발비용'의 한 종류로 즉흥적이고 가볍게 이뤄지는 '휘소가치'를 예로 들 수 있다. '휘소가치'란 '휘발적'과 '희소가치'의 합성어로 '타인에겐 휘발적이고 무의미해 보여도 자신에겐 가치 있는 소비'를 뜻하는 신조어다. '휘소가치'는 올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도 꼽힌다.

대학생 강소미(24·가명)씨는 핸드폰 케이스·배지·에코백 등 소소한 디자인 제품들은 모두 '마리몬드'에서 구입한다. '마리몬드'는 사회적 기업으로 영업이익의 50%를 기부하며 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기부금을 전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캠페인 제품의 경우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남들이 봤을 때 소미씨가 '마리몬드'에서 구매한 배지는 평범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일지라도 그것을 구매하는 행동만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강씨의 마음만은 무척 만족스럽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한 부분에서만큼은 사치스럽게!

한편 평소에는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지만 특정 아이템에는 소비가 커지는 불균형적인 소비성향도 생기는 추세다.

인턴사원 임종민(26·가명)씨는 현재 160여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종민씨는 평소 '다이소'에서 장을 보며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 모은 돈을 오롯이 신발에 투자한다. 그가 구입하는 운동화는 약 1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명품 운동화다.  비록 종민씨는 자신의 월급의 3분의 2를 쓰더라도 좋아하는 신발만큼은 사치스럽게 구입하며 행복을 느낀다.

이러한 현상을 '일점호화(一點豪華)'라고 일컫는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8'은 '일점호화 현상'을 "일반 소비재는 저렴한 것을 선호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20대는 이렇게 '가성비'를 따지기보다는 '시발비용'을 쓰며 느끼는 만족감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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