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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알지만 스벅 종이빨대 보완 필요”

1시간 정도 지나자 눅눅해지고 잘 휘어
“입에 닿는 건데 신경 쓰여…너무 불편”
“보완한 종이빨대 내달 전국 매장 도입”



스타벅스가 지난달 10일부터 서울과 부산, 제주 지역 100개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종이 빨대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고 고객의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고객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다 보니 기존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큰 비용이 들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응은 ‘불편하다’ 일색이다.

‘잘 빨리지 않는다’거나 ‘금방 흐물흐물해진다’, ‘벗겨지고 색소가 떨어진다’등 종이빨대 사용의 취지를 알고 있음에도 취지에 공감하는 평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타벅스 측도 소비자 반응을 발 빠르게 받아들여 즉각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내달 중에는 종이빨대를 보완해 전국 매장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스타벅스의 실험이 성공으로 끝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소비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시범 도입 한 달 동안 스타벅스 고객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스냅타임이 알아봤다.

(사진=이데일리)


'잘 찢어지고 축축·눅눅'…종이의 한계

종이빨대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축축’ ‘눅눅’이었다. 서울 명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대학원생 안정열(27)씨는 “과제를 하면서 한 시간 째 이용했더니 빨대가 눅눅해지고 잘 휘어진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정다현(20)씨도 “좀만 오래 둬도 흐물흐물해진다”며 “머그잔으로 바뀌면서 양도 적어진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직장인 서윤호(30)씨는 “환경을 위한다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써보니 불편하다”며 “매장에 몇 시간동안 머무는 사람도 있는데 종이빨대로는 이 시간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완을 반드시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태가 유지되지 않아 오래 사용하기 어려운 점 외에 잘 찢어지거나 입에 닿는 부분이 신경 쓰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동근(27)씨는 “플라스틱 컵으로 가지고 나갈 때 빨대를 끼우는 뾰족한 부분에 종이 빨대가 찢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입으로 물 때도 뭔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하얀색 종이빨대(오른쪽)에 묻어 있는 립스틱 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사진=스냅타임)


김씨의 직장동료 이지은(26)씨는 “입으로 물 때 불편한 것뿐만 아니라 흰색 빨대는 립스틱이 많이 묻는다”며 “이를 들고 나갈 때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 당황스럽고 신경 쓰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직접 흰색 빨대와 초록색 빨대를 모두 사용해서 음료를 마셔본 결과 흰색 빨대에 립스틱 자국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면 커피가 종이빨대를 적셔 색이 변하고 쉽게 구부러졌다. 종이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흐물흐물해지면서 음용도 더 불편해졌다.

커피에 닿았던 종이빨대가 쉽게 구부러진다.(사진=스냅타임)


“내달 보완한 종이빨대 내놓을 것”

종이빨대를 사용해 본 소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내구성 강화’를 요구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종이빨대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박지선(34)씨는 “빨대에서 종이 맛이 나는 것 같아 음료의 맛을 해치는 것 같다”며 “환경을 위한 부분은 이해하지만 종이빨대를 더 개선하지 않는 한 직접 사용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범운영기간이라 종이빨대를 매장 내 비치하지 못해 흐물거리면 카운터에서 다시 받아와야 한다.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도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 이유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만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21cm)는 약 1억8000만개다. 거의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길이이고 무게로는 126톤의 분량이다. 엄청난 양의 빨대는 분리와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져야하지만 일반폐기물에 섞여 처리하고 있다.

박한조 스타벅스 코리아 홍보차장은 “환경을 보호하려는 작은 움직임은 꼭 필요한 것”이라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보완된 빨대를 사용해 11월 중순에는 모든 빨대를 종이 빨대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아이스 음료용 뚜껑도 종이로 도입해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배진솔·박창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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