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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소극적 태도를 규탄한다”

(사진=스냅타임)

[국민대소녀상건립불허논란②]
이태준 국민대소녀상건추위 ‘세움’ 대표 인터뷰
“대학 최초 소녀상 건립, 민족사학으로 해야할 일”
“제기된 문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힐 것”
“믿고 모금해준 학우·교직원 위해 이달 중 추진”

국민대 본부가 학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두 차례나 허락하지 않은 데 대해 국민대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세움’의 이태준(27·정치외교학과 4학년) 대표는 “역사적인 아픔을 공감하고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 소녀상 건립을 불허한 학교 측의 태도와 그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국민대는 최근 소녀상 건립을 두고 학교와 ‘세움’, ‘세움’과 학내 학생 간의 이견과 갈등이 첨예하다.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 대표를 만나 추진 목적과 갈등 해결 등에 대해 생각을 들어봤다.

이태준 세움 대표가 국민대 본부의 소녀상 건립 불허에 규탄하고 있다. (사진=스냅타임)

“민족사학으로서 표본 돼야”

이 대표는 소녀상 건립이 국민대의 건학이념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해 독립 국가 건설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건학이념으로 세워졌다.

이 대표는 “김구, 조소앙, 신익희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설립한 최초의 민족사학이 국민대”라며 “학내에 소녀상 건립을 최초로 건립하면 더욱 유의미하다는 점에서 건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 대법원이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사법부에서도 역사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의로운 판결을 내린 만큼 교육계에서도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바로 잡는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표가 소녀상 건립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사진=스냅타임)

학교 측 공식입장 요청했지만 ‘묵묵부답’

‘세움’은 지난 4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국민대 재학생들이 모여 설립했다. 내년 3월1일 광복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평화의 소녀상을 국민대 내 건립을 하겠다고 서울시에 신고하고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그 후 국민대 학생과 교수들, 교직원들의 모금 참여가 급물살을 타면서 1800여만원을 모았다. 이에 따라 소녀상을 이달 중 건립할 계획이었다. 세움은 지난 9월부터 두 달 동안 학교 본부와 소녀상 건립 관련 협의를 해왔다.

이 대표는 “그 과정에서 학교 측이 요구하는 공문과 사업계획서, 제안서, 조감도를 포함한 자료를 제출했고 직접 대면으로 건립에 대해 논의도 했다”며 “소녀상 건립 제막식을 지난 2일에 진행하겠다고 알렸지만 지난달 29일 갑작스레 불허 통보를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학교본부는 소녀상이 정치적 조형물이라 논의조차 못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학교 측에 공식입장을 담은 공식 문서를 다섯 차례나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했다. 그는 “국민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아픈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했다”며 “모금액으로 이미 소녀상 제작을 마쳤고 건립을 두고 학교본부에서도 실무적인 일을 담당할 교직원을 소개하는 등 협의가 긍정적으로 이뤄졌는데 일방적인 불허 통보에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것”

모금 활동 과정이나 사용 등에 대한 학내 의혹 제기에 대해 이 대표는 “모든 것을 다 밝힐 것”이라고 했다.

국민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국민대 대신 전해 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1800여만원의 모금액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요구의 글이 게시됐다.

이 대표는 “비영리 법인으로서 원칙상 소녀상 건립을 완수한 후 회계감사를 통해 모금액 사용 내용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며 “기부금품법상 모금액이 1억원 이하면 회계감사를 생략할 수 있지만 투명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회계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통장내용을 공개할 수 없어 알고 싶은 기부자가 직접 방문해 회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전에 학교본부에 소녀상 건립에 관한 계획을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학교 지원금이 아닌 모금액으로 진행한 자치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며 “2011년 일본 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건립했을 당시 미리 일본 대사관이나 구청에 알리지 않고 국민의 의지가 모여서 추진됐던 사례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소녀상 건립을 위해 믿고 모금해준 학우와 교직원들에게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달 중 예정대로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였던 하점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건립을 몹시 기다리셨는데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빈소 가서 꼭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녀상 건립을 완수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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