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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망명 타진에 탈북 엘리트 '재조명'

[장휘의 북한 엿보기]
작년 11월 공관 탈출...金 사치품 밀수 담당설
영화 '의형제' 모티브 된 이한영 피살사건
주체사상 창시자 황장엽, 태영호 전 공사까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작년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트레비소 인근에서 열린 한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가 지난 11월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망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7년을 넘겨 체제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갑작스레 발생한 만큼 북한 내부에 충격도 만만치 않다.

이번 일을 기점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 러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확산되면서 그간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엘리트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 11월 내외 함께 공관 이탈...제3국 선택하나

국가정보원과 대북 소식통 등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조 대리대사 부부는 임기 만료로 본국에 복귀하기 직전인 지난 11월 초 공관을 이탈했다. 조 대사대리는 김 위원장의 사치품을 밀수,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도 북한 엘리트 출신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성길의 아버지도 외무성 대사였고, 장인도 전 태국 주재 북한 대사 리도섭으로 소개한 바 있다. 현재 조 대사대리가 망명국으로 남한을 선택할지 제3국을 선택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고(故) 이한영이 저술한 '김정일 로열패밀리'. 책 표지 남성은 이씨다. 우측 상단은 순서대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김 전 위원장의 둘째 부인 성혜림. (사진=yes24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망명한 북한 최고위층 '이한영·황장엽·태영호'

조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전해진 뒤 그간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까지 다시 관심이 뜨겁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처조카인 고(故) 이한영과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태영호 전 공사 등이다.

이한영은 김 전 국방위원장의 처조카로 본명은 리일남이다. 스위스 제네바 유학 당시 남한으로 망명한 그는 이후 김 전 위원장의 측근이자 둘째 부인 성혜림의 조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신문, 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북한의 실상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남한에 망명 신청을 한 나흘 뒤, 경기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서 북한 간첩으로 추정되는 괴한 2명에게 피습당했다. 이 사건은 훗날 영화 ‘의형제’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주체사상의 창시자'로 알려진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왼쪽)가 1997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만세삼창하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2018년 대한민국 안보의 빛과 그림자' 강연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영호 전 공사.(사진=연합뉴스)


주체사상 창시자 황장엽...南 귀순 당시 전 세계 '충격'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김일성의 조카사위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북한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을 창시한 이론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탈북은 당시 북한 서열 24위로 귀순자 중 최고위직이었다. 특히 그가 직접 베이징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나치의 괴벨스가 망명을 신청한 격이라고 비유했다.

황 전 비서는 남한으로 귀순한 뒤 반(反) 김정일 활동을 벌이고 책 출간, 강연 등을 진행하다 2010년 논현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공사도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016년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남한으로 망명했다. 그는 당시 북한 외교관 서열 2위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었다.

태 전 공사는 이후 '3층 서기실의 암호'란 저서를 저술해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세습과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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