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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0명 중 3명, '졸업식 안 간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졸업예정자인 장영희(가명·25·여) 씨는 25일 열리는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부모님께서도 졸업식 같이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가면 동기들도 그렇고 심지어 후배들까지 취업했다는 소식 들려와서 불편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 씨는 “겉으로는 축하하는 척하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 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면목도 없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만약 취업에 성공했다면, 저도 당당하게 졸업식에 참석해 4년 넘게 다닌 학교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잡코리아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현재 취업현황과 졸업식 참석 여부 설문조사에 의하면 올해 국내 4년제 대학 졸업예정인 대학생 1112명 중 27.2%(302명)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즉, 10명 중 3명이 오랜 대학생활의 마무리인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9명은 정규직 취직 못 해

졸업식에 가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는 ‘갈 필요를 못 느낀다’는 답변이 70.3%(212명)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는 취업과 관련된 이유가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를 하느라 바빠서가 25.7%(78명), 취업·아르바이트 등 일하느라 시간을 못 내서가 21.5%(65명), 취업이 되지 않아 서가 16.5%(50명) 순이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9명은 ‘정규직’ 취업이 되지 않은 채 졸업한다는 조사 결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졸업 전 ‘정규직으로 취업했다’는 응답자는 11.0%(123명)에 머물렀다. ‘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는 응답자도 10.0%(111명)에 그쳤다. 나머지 79.0%(878명)는 ‘아직 취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3년 전(2016년 1월) 같은 조사에서 ‘정규직으로 취업했다’고 답한 졸업예정자는 16.9%였으나 올해는 11.0%로 5.9%나 줄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졸업예정자도 22.2%에서 10.0%로 12.2% 크게 줄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전년 동월 대비)’에서 실업자 수가 작년 1월보다 20만4000명 늘어 122만 4000명을 기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체감 청년(15~29세)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3도 23.2%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재 취직을 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창희(가명·27) 씨는 “졸업식은 축하받는 자리임에도 취직을 못해 아직까지 부모님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며 “청년 실업 문제가 뉴스에서만 볼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제가 취업을 준비하니 하늘에서 별을 따는 기분”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연세대)


인구학적 측면, 졸업하는 세대는 고통 받는 세대

이에 대해 김근태 고려대학교 공공사회학전공 교수는 “졸업식은 전체 학교생활을 매듭짓는 행사인데, 아마 대학생들이 취직이 안 되니까, 매듭을 짓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 분위기는 청년실업과 관련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이전세대는 졸업이 이전에는 다 취직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어디에 취직하는가가 문제였는데, 지금 청년 세대는 취업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라며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인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금 졸업하는 학생들의 부모가 베이비붐 세대다”라며 “인구 규모가 큰 것도 한 문제인데, 그 사이에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IMF를 거치며 굉장히 빠르게 변화했기 때문에 마치 끼인 세대로 고통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구학적으로 볼 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음 세대는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지만, 지금 청년들이 받는 고통을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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