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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외식업계 어떻게 1인 손님 유혹할까

번화가에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여반장’ 손바닥을 뒤집어라. 쉬운 일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손바닥을 뒤집는 것은 쉬워도 생각을 뒤집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한 경쟁 시대 속, 현대인들은 생각할 틈조차 갖기 어렵다.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쉽게 간판이 바뀌는 세상 속. 살아남기 위해선 소비 심리를 알아야 한다. 최근 소비자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추구한다.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 ‘가격 대비 만족’을 뜻하는 가심비. 앞으론 가성비와 가심비를 가진 식당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이성우 김천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빠른 의사결정과 간편하게 한 끼 떼우고 싶어하는 소비 심리가 외식업계의 변화에 영향을 줬다”며 “이런 추세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혼밥, 혼술 등 개인주의가 점점 확산되면서 외식업계 역시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1인 손님 환영합니다

경기도 부천 중동에 위치한 한 삼겹살 가게는 1인 손님만을 위한 인테리어로 창업했다. 1인 손님을 위해 도시락 장사를 했었다는 사장님은 “1인 가구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기와 술을 부담없이 홀로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고민했다"며 창업한 계기를 말했다.

혼자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삼겹살 가게 내부 모습 (사진 = 스냅타임)


밤 9시가 넘어 방문한 식당엔 3~4테이블에서 손님이 식사 중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간간이 TV소리와 달그락 거리는 그릇 소리가 들린다.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눈에 띈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빈 소주병이 2개 있다. 마침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는 30대 손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1인 손님을 배려한 식당 인테리어 모습 (사진 = 스냅타임)


식당엔 1인 손님이 주로 방문한다. 1인 테이블은 기본이다. 각 테이블 마다 TV가 있어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혼밥, 혼술을 즐길 수 있다. TV 옆엔 핸드폰 거치대도 있어 편하게 핸드폰을 사용할 수도 있다. 거치대 옆에는 타이머와 매뉴얼이 있다. 타이머는 고기를 잘 굽기 위한 최적의 시간을 알려준다. 색상 별로 기능이 다른데, 검정색은 고기 올릴 때, 흰색은 불 줄일 때 사용한다. 매뉴얼엔 각 기기 사용법부터 ‘선풍기 스위치 위치’까지 알려준다. 반인분 주문도 가능해 고기가 부족하면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혼와족을 위한 뮤직플레이어

부천 중동에 위치한 와인 가게. 창업한 지 1년 정도 됐다는 와인 가게 사장 이모(58)씨는 혼와족을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이씨는 “혼와족을 위해 뮤직플레이어 기능이 설치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며 “창가 쪽에 배치한 테이블 역시 혼와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와인 가게 전경 (사진 = 스냅타임)


이른 시간에 방문한 터라 곳곳에 빈 테이블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가장 저렴한 와인 한 잔을 주문했다. 가격은 2900원. 메뉴판엔 간략하게 와인 별 특색을 소개했다. 와인마다 담고 있는 개성을 독특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칠레 산 단테웨 샤르도네(Tantehue Chardonnay)라는 와인을 ‘문득, 니가 생각나는 밤이야’라고 소개하는 식이다.

뮤직 플레이어와 연결된 헤드셋을 착용했다. 뮤직 플레이어엔 각 기기 별로 다른 곡이 수록됐다.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3~4인용 테이블이 있는 공간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왁자지껄한 주변 소음은 귀에 들린다.

가게 내부에 설치된 뮤직플레이어 (사진 = 스냅타임)


종업원이 와인을 가져왔다. 그러면서 주변 초에 불을 붙인다. 1년 정도 근무한 원모(30)씨는 “혼자 오는 손님은 하루에 평균 1~2팀 정도 방문한다”며 “간단하게 와인 한두 잔 정도 마시거나, 가끔 파스타를 시켜 먹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가족과 방문했다는 한모(45)씨는 “바처럼 돼있어 혼자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다”며 “뮤직 플레이어도 설치돼 있어 혼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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