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3625원의 감동...넷플릭스에 빠진 밀레니얼 세대

(사진=이데일리)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 같이 결제해서 공유하실 분 구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넷플릭스를 검색하면 온통 넷플릭스를 함께 결제해 공유하고 싶다는 게시글로 가득하다.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TV 프로그램, 영화 등을 제공하는 미국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넷플릭스가 세대를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야말로 넷플릭스 전성시대다.

직장인 강성진(가명·28) 씨도 최근 직장 동료들과 함께 넷플릭스 계정에 가입했다. 프리미엄 멤버십으로 매달 결제를 해도 4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기에 1인당 들어가는 돈은 단돈 3625원. 강씨는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만 봐도 비싸게는 1인당 2만원 씩도 하는데 4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원하는 영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니 더 일찍 가입할 걸 그랬다"라고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190여개 나라에서 1억 3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을 위해 사용료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에 진출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지난해 12월 기준 가입자가 벌써 120만명이 넘었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매력이 무엇인지 스냅타임이 넷플릭스 가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넷플릭스 함께 결제해 공유할 사람을 찾는 게시글이 가득하다


2030 직장인, 추천 영상과 몰아보기 좋은 구조 매력

대학생 박지호(가명·24·여) 씨는 “단기간에 TV 프로그램을 몰아보는 행위를 빈지 워치(Binge Watch)라고 한다”며 “학과 수업이 몰려있는 평일을 피해 주말에 몰아보는 대학생들이 많아  넷플릭스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편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 중인 프로그램도 보관해서 어디까지 시청했는지 표시도 해주고, 다음 에피소드가 나오면 알람도 해주니 매우 편하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진형(가명·28) 씨도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심리를 아는 것 같다며 칭찬했다. 김 씨는 “비싸지 않은 돈으로 합법적으로 미국드라마, 영국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볼 수 있어 좋다”며 “몇 개의 콘텐츠를 보면 자동으로 알고리즘에 의해서 추천해주니까 딱히 찾아보지 않아도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아무 생각 없이 누워서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라고 엄지를 들어 올렸다.

정아슬(가명·26·여) 씨는 최초 한 달간 무료 이용 가능한 마케팅으로 넷플릭스에 빠져들었다. “하도 주위에서 넷플릭스 얘기를 많이 하니까 한 달 무료체험만 하려고 했는데 보다보니까 어느새 제 취미가 넷플릭스가 됐다”라며 “무료로 체험하는 기간이 꽤 길어서 본인하고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 계속 결제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킹덤' 스틸컷


다양한 작품, 작품성도 인정받는 추세

정은아(가명·30·여) 씨는 다양한 작품이 있어서 넷플릭스가 좋다고 말했다. “저는 전문적인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모든 드라마가 러브라인을 만들어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넷플릭스는 그런 점에 다양한 전문적인 장르들이 있어 좋다고 했다. 이어 “여성이 주체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도 많고, 성소수자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다룰 수 없는 주제들이 많이 다뤄져 좋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 사이에서 넷플릭스 작품들의 작품성도 빛이 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로마’는 지난해 9월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2019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영화계에서 권위 있는 상들을 휩쓸었다. 다소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넷플릭스 작품들의 작품성이 인정받은 것이다.

대대적인 투자로 한국 작품을 제작한 것도 한국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비결 중 하나였다.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킹덤’은 제작비가 약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진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화배우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IPTV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제공 중인 유플러스에 이혁주 부사장이 킹덤을 송출한 후 일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었다며 2030 신규고객층 확대를 도왔다고 언론과 인터뷰 하기도 했다.

심리학 교수, 넷플릭스 인기 '낯선 여행자 심리' 영향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넷플릭스 열기의 원인에 대해 ‘낯선 여행자의 심리’를 꼽았다. 사람들이 잘 아는 사람한테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을 것 같지만 오히려 기차 여행 중에 만난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더 쉽다는 심리이론이다. 임 교수는 “낯선 여행자의 심리처럼 요즘 세대들은 가족이나 친구보다 낯선 대상에게 객관성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본인의 취향이나 개성을 주위 사람에게 듣는 것보다는 컴퓨터나 알고리즘처럼 중립적인 대상의 분석을 따르는 것을 더 신뢰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이 이런 심리 작용의 영향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임 교수는 개성을 중시하는 세태도 당연히 영향이 있을거라고 말했다.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익숙해진 세대이기에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는 넷플릭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이러한 정보산업기술이 발달한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세대별로 정보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다”라며 “요즘 세대는 정보접근성이 높고 어려서부터 그렇게 출발했기 때문에 획일화된 전통을 따르기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작품을 선택해 다양한 작품을 소비하는 것이 익숙하다”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