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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시간에 스킨십?"...학습권 침해 VS 개인의 자유 논란

최근 모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수업 중 스킨십은 자제하라"는 글이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미지=스냅타임)


최근 모 대학 익명 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수업 때 애정 행각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며 “옆에 앉은 친구에게 뽀뽀할 것처럼 얼굴 들이 대면서 남의 수업을 방해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 이에 몇몇 대학생들은 수업 중 애정 행각에 대한 분노를 댓글로 표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킨십이 아주 정도가 심하지만 않다면 남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강의 시간 민폐 갑'에 대한 논쟁이 이따금 벌어졌다. 수업 시간 내 스킨십, 노트북으로 대놓고 게임을 하는 행위, 출석 체크만 한 후에 수업 중간에 강의실을 나가버리는 ‘출튀’ 등에 대해 학생들 간 의견이 나뉘었다. 타인에게 큰 방해가 되지 않는 이상 어떤 행동을 하든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과 어떤 행동이든 수업 시간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이미지=모 대학 익명 게시판 갈무리)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강지한(가명·22) 씨는 “수업 시간에 스킨십을 하는 건 평상시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연인 간 동의하에 하는 스킨십을 하는 건 그들의 문제니까 상관없는데 강의실에서 한다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벼운 터치 정도는 괜찮지만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의 스킨십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알바몬에서 실시한 대학생 11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강의실 최악의 꼴불견으로 애정행각 커플이 약 32%(384명)를 차지한 바 있다. 대학생 박진태(가명·25) 씨는 “교수님까지 나서서 지적을 하시는 경우도 종종 봤다”며 “교수님께서는 그냥 수업 분위기를 흐리지 않는 선에서 ‘너무 사이가 좋은 것 아니냐’이런 식으로 지적하시지만 그걸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주영(24·여) 씨도 “입학하고 얼마 안 된 1학년 때 과에서 커플이 많이 생기니까 수업시간에 같이 앉아서 장난치고 하면 교수님이 지적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때마다 장난스럽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수업 분위기가 깨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캠퍼스 커플 경험이 있는 김희수(가명·25) 씨는 “스킨십은 정도에 따라 달라질 문제이긴 하지만 좋으면 서로 가벼운 스킨십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정말 심한 스킨십이 아니라면 볼을 쓰다듬는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거 가지고 꼬투리 잡으면서 익명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익명의 한 교수는 수업 시간 중에 스킨십을 하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끼리의 스킨십이면 몰라도 서로 용인하는 학생끼리의 스킨십은 너무 노골적인 행동이 아니라면 친근한 행동으로 보고 따로 제재하진 않는다”며 “학우들 간의 개인적인 행동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이미지=이미지 투데이)


한편 수업 시간 스킨십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 대놓고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는 학생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서울 소재의 모 대학 커뮤니티에는 “강의 중에 당당한 학우 분이 계신다”며 “교수님이 뒤에 계시는데 대놓고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대학생 박정윤(22·여) 씨는 “실제로도 강의 중에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는 학우들을 본 적이 많다”며 “수업을 잘 듣고 안 듣고는 개인이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그런 학우들 때문에 노트북을 아예 금지하는 교수님들도 계실 정도”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사실 강의를 들으러 온 건데 대놓고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는 걸 보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한 교수는 “수업 중에 노트북으로 게임을 너무 대놓고 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게임도 타인에게 엄청난 불편함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면 특별히 제재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 중에 자신이 수업을 듣고 안 듣고는 사실상 앞에서 제재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씁쓸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지=모 대학 익명 게시판 갈무리)


또 출석 체크만 한 후에 수업 중간에 나가버리는 일명 ‘출튀’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다. 모 대학의 익명 게시판에 네티즌은 “출튀가 그렇게 나쁘냐?”며 “다 그 사람의 인생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오히려 내 성적은 올라가니 이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다른 학생들은 “교수님 입장에서는 시선을 주지 않으려고 해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수업 방해가 되고 흐름도 끊긴다”, “성적 문제랑은 별개로 그냥 예의상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출튀’를 두고 교수님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강의 중에 ‘출튀’를 한다는 건 그만큼 가르치는 사람이 양질의 강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수업 내용이 좋다면 다들 끝까지 앉아 수업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학생 입장에서는 영양가 없는 수업에 예의 때문에 1시간이 넘는 시간을 그냥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한 교수는 “출석 체크만 하고 나가버리는 경우는 수업 성적 등 공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 제재를 하는 편”이라며 “출석 점수도 성적에 반영이 되기 때문에 사실 출석 체크만 하고 강의를 나가버리는 경우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들과 똑같이 출석 점수를 받아가는 건 안 되기 때문에 강의 중간에 출석을 한 번 더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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