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오감만족’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가다

모든 감각으로 책을 느낄 수 있는 곳
2019 서울국제도서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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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책의 축제라고 할 만하다. 직접 방문해본 2019 서울국제도서전(ISBF)은 그런 느낌이었다. 단순히 규모가 큰 것을 넘어서 책이란 매체의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요소가 무궁무진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와 출판사를 직접 만나볼 수 있고, 책에 관심이 없던 사람은 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곳. 시각뿐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미각까지 모든 감각으로 책을 느끼고 흡수하고 있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시각 : 브런치가 왜 여기서 나와? 시선 강탈하는 부스들

지난 19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시회장에 들어서자마자 ‘김영사’, ‘해냄’, ‘민음사’ 등 쟁쟁한 출판사의 큼직한 개방형 부스가 시선을 강탈한다. 출판사 별로 감각적으로 꾸며놓은 부스 디자인이 발목을 한 번, 부스 내에 비치된 각종 신간 도서, 유명 베스트셀러들이 발목을 또 한 번 잡으면 어느새 해당 부스에서 책을 넘겨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 출판사 부스도 만만치 않은 매력을 뽐낸다. 아담하지만 방문객들이 혹할 만한 부스 디자인, 개성 있는 컨텐츠가 담긴 책들, 참여만 해도 경품을 증정하는 SNS 이벤트는 호기심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국제도서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외국 작가들의 책이 비치된 국가별 부스도 놓칠 수 없다. 2019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인 헝가리부터 시작해서 ‘스칸디나비아 포커스’ 기획의 북유럽 3국, ‘아시아 독립출판’ 기획의 대만, 싱가포르 등 여태껏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국가의 책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진기한 경험은 이곳 국제도서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종이책만 방문객에게 주목 받는 건 아니다.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brunch)’는 이번 도서전에서 ‘작가의 서랍전(展)’이란 부스를 운영한다. 부스에 들어가면 제시되는 10개의 키워드 중 하나를 고르면 방문객은 QR코드가 들어 있는 책 모양 상자를 받는다. 그 다음 카카오톡에 들어가 해당 QR코드를 촬영하면 자신이 선택한 키워드를 주제로 브런치 작가가 쓴 글을 읽을 수 있다. 또 SNS에 부스 인증샷을 올리면 도서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한정판 브런치 스티커와 노트를 받을 수 있다. 화면 속에서만 접하던 브런치는 오프라인에서도 여전히 깔끔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독자를 즐겁게 해준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후각&미각 : 국제도서전에 퍼지는 ‘튀김소보로’ 냄새?

도서전을 둘러보다 보면 고소한 빵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냄새의 주인공은 바로 행사장 정 가운데에 위치한 ‘성심당’ 부스에서 ‘튀김소보로’를 튀기는 냄새. 전국 3대 빵집으로 오프라인뿐 아니라 SNS 상에서도 유명한 성심당은 ‘책 내는 빵집’이라는 타이틀로 이번 국제도서전에 참여했다. 성심당 부스에선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빵더하기 빵더하기 빵빵빵’ 등 성심당을 주제로 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부스를 찾는 99%의 사람들의 목적은 바로 빵. 성심당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튀김소보로를 비롯해 ‘명란바게트’, ‘순수 마들렌’ 등의 각종 빵과 카페 음료를 찾는 발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아져서 나중엔 줄 서서 빵을 구매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행사를 구경하다 허기를 느낀 사람들이 찾는 곳이 한 곳 더 있으니 바로 ‘오픈키친’이다.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다양한 푸드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욱정 PD가 기획한 오픈키친에서는 매일 다양한 셰프, 요리연구가들의 요리 시연과 시식, 쿡북 작가들과의 토크쇼가 진행된다. 세계 각국의 식재료와 레시피가 책과 어우러지는 오픈키친 부스는 ‘마음의 양식’인 책을 진짜 양식과 함께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청각 : 인플루언서 작가들이 선사하는 ‘귀호강’

서울국제도서전이 기다려졌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쟁쟁한 연사들의 주제 강연 때문이었다. ‘출현’이라는 이번 도서전의 키워드를 두고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이자 배우 정우성,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 등 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건 보통 ‘귀호강’이 아니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도서전 개막 첫날엔 작가 한강이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종이책과 문학의 가치에 대한 강연을 했다. 강연 중에 그는 “책을 만지고 접고 밑줄을 긋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언어와 육체적으로 만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문학에서 다뤄온 고통, 사랑, 슬픔 따위는 영원히 새로울 것이기 때문에 문학도 영원히 새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가장 새롭게 출현해올 것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던 종이책과 문학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5명의 연사가 진행하는 주제 강연 외에도 전시장 내 다양한 부스에선 작가와의 만남, 사인회,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매일 진행되어 방문객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

#촉각: 한 손엔 책을, 한 손엔 굿즈를

책의 축제인 국제도서전이지만 책을 멀리서 보기만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은 무릇 손에 들고 시간을 들여 읽어야 하는 것. 그 점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 행사장 내부엔 자유롭게 앉거나 심지어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수영장에나 있을 법한 선베드와 의자가 있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혼자, 또는 옹기종기 모여서 편하게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도서전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게 책만 있는 건 아니다. 책갈피, 노트, 엽서와 같은 책 관련 상품을 비롯해서 손수건, 에코백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입할 수 있다. 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연재 웹툰 ‘며느라기’의 작가가 만든 양말, 맥주잔, 파우치나 그림책 ‘여우모자’, ‘얀얀’의 작가가 만든 엽서나 종이백 등 책이나 웹툰 작가의 굿즈(goods)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방문객의 소소한 기쁨일 것이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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