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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원 차트 장악한 발라드...SNS·코인노래방 덕분?

8일 기준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에는 ‘헤어져줘서 고마워’, ‘술이 문제야’ 등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곡들이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올여름 음원차트는 발라드곡의 강세가 눈에 띈다. 8일 기준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에는 ‘헤어져줘서 고마워’, ‘술이 문제야’ 등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곡들이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아이돌 댄스곡의 정체 또한 발라드 강세에 힘을 보탰다.

이런 곡들에 대해 누리꾼들은 SNS·유튜브 커버곡 등을 통한 주목과 노래방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곡 자체로는 인기 체감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통 키워드는 ‘역주행’, ‘노래방 인기곡’

7월 5일 14시 기준 멜론 실시간차트 1위부터 11위 음원 (사진=멜론 실시간차트 갈무리)


차트 순위권에 있는 발라드 노래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발매 후 상위권으로 역주행해 순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은 지난해 9월 25일 발매돼 발매 9개월 만에 역주행을 통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은 지난 5월 21일 2시 기준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7월 5일 오후 2시 기준 1위곡 ‘헤어져줘서 고마워’를 부른 벤 역시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발매된 벤의 ‘열애중’은 발매 3개월 만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벤을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줬다. 이후 발매된 ‘180도’와 ‘헤어져줘서 고마워’는 음원 공개 후 단숨에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역주행이 아닌 정주행 인기곡으로 불리게 됐다.

노래방 애창곡이 음원차트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재광(26·가명) 씨는 “요즘 음원차트 상위권에 있는 곡들을 보면 다 노래방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들”이라며 “실제로 코인노래방 인기차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차트에 대해 누리꾼 “인기 체감 안 돼”

일각에서는 이같은 유행이 2000년대 중반에도 존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2006년 여름에도 발라드 노래가 차트 순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2006년 6월 26일에서 7월 2일 멜론 가요부문 주간차트에서 상위권은 대부분 발라드와 미디엄 템포 R&B가 차지하고 있다. ‘남자를 몰라’, ‘사랑안해’, ‘눈물샘’, ‘내사람:Partner For Life‘, ’그녀를 사랑해줘요’등 유명한 발라드곡들이 15위권에 안착해있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현재 음원들은 순위에 비해 인기 체감이 덜 된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한 누리꾼은 “2000년대 중반에도 여름철 발라드가 강세였던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시기에는 노래가 좋고 인기 있는 곡은 왜 인기 있는지 누가 부르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그때 노래는 인기 체감이 됐다”며 현재의 발라드 강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의문은 실시간 차트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퍼졌다. 멜론 이용자 허재훈(가명·25) 씨는 “SNS 마케팅, 유튜브 커버곡 등으로 흥한 노래들이 상위권에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며 “노래 자체의 퀄리티보다 온라인에서 얼마나 흥하는지가 차트 상위권의 요소가 되다 보니 실시간 차트 자체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실시간 차트 대안으로 큐레이션 플랫폼 떠올라

음원차트의 공신력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7월 가수 윤종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며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드니 차트에 어떡하든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며 실시간 차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시간 차트, TOP100 전체재생”이 확실히 문제라며 음원 사이트가 개인의 음악 취향에 따라 음악을 큐레이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국내 음원 서비스 업계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실시간 차트 일부 폐지’를 도입하기도 했다. 가온차트 정책위원회에서는 불법 음원 사재기를 부추기는 실시간 차트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7월 11일부터 오전 1시부터 7시까지 실시간 차트 및 다음 순위 예측을 운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처는 “소극적”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차트 일부 폐지만으로는 전반적인 음원 생태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업계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원 플랫폼’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러한 예로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언급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는 실시간 차트가 없는 대신, ‘추천 플레이리스트’, ‘최근 들은 곡’ 등 사용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이용할 수 있게 돼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음원 플랫폼인 멜론과 지니뮤직이 각각 44.9%, 22.3%의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음원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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