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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캠퍼스] 교내 괴한 출몰..성범죄 무방비 노출에 '불안'한 학생들

대학에 괴한이 침입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학생들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학생의 안전에 경보가 울리고 있다

7월 16일 새벽, 중앙대학교 310관에 상의를 탈의한 남성이 들어와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술에 취한 재학생이 새벽 2시쯤 상의를 탈의한 채 310관에 들어왔으나 경찰이 출동하여 귀가시켰다고 전했다.

다행히 소동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 단순 우발사건으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약 2주 전 같은 건물에서 이미 한 차례 괴한의 침입한 바 있다. 지난 3일 한 남성이 공부 중이던 여학생의 발가락을 물고 도주한 일명 ‘족제비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가해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학생들이 성범죄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대학은 물론 총학생회가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은 이번 소동에 대한 스냅타임의 취재 전까지 문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같은 건물에서 두 차례나 소동이 있었음에도 대학과 총학생회 차원의 사후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숙명여대에 몰래 들어온 여장남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대학교에 출몰한 괴한…누구냐, 넌!

중앙대 뿐만이 아니다.  다른 대학에도 지난달에만 두 차례나 여장 남성이 침입했다. 두 사건은 6월 14일과 28일로 약 2주 간격에 불과하다.

6월 14일, 30대 A씨가 여장을 한 채 숙명여자대학교 여자화장실에 들어왔다가 학생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이 남성은 핑크색 후드티와 치마, 긴 머리 가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다음 사건은 서울교대에서 일어났다. 28일, 남성 재수생 B(19)씨가 서울 교대 여자 기숙사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이 남성 또한 앞서 숙대에서 붙잡힌 A씨와 같이 양갈래 머리와 치마 차림의 여성 복장을 했다.

B씨의 기숙사 침입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여자 기숙사는 학생증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는 문이 설치되어 있어 꽤 보안이 철저한 편이었지만, B씨는 앞서 들어간 재학생을 따라들어가 쉽게 보안을 뚫을 수 있었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들어는 왔어도 학생증이 없던 B씨는 기숙사를 나가지 못해 이를 수상히 여긴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문제는 대학 내 성범죄 위협이 여장 남성처럼 언제나 눈에 띄는 행색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장하지 않은 남성이 여자 기숙사에 침입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대 재학생 C씨가 여학생 전용 기숙사에 침입한 건이다. C씨의 기숙사 침입 방법은 서울교대에서 체포된 B씨와 같았다. 기숙사에 침입한 C씨는 복도에서 마주친 여학생에게 성폭행을 시도했고, 여학생이 저항하자 이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했다. 현재 이 사건은 가해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돼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대학 교내 성범죄 무방비 노출..학생 불안감 증폭

 

최근 신림동 성폭행 미수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대학 측의 안일한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다. 시스템 강화와 보안 업체 교체 등의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보안 강화를 위해 각 대학 기숙사와 전용카드와 지문 인식을 도입했지만 다른 건물은 보안 시스템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경비 업체를 바꾸는 것도 실효성이 없다. 실제로 지난 4월 숙대는 교내에 마약수배범이 잠입한 사건 발생 직후 보안업체를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장 남성이 화장실에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근무시간 중 경비원이 야동을 보다 잠을 자는 등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결국 불안에 떠는 쪽은 학생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대 재학생은 “(교내에 남성이 들어와 학생을 폭행한)사건 이후에 학교에서도 교수가 아닌듯한 젊은 남자가 보이면 신경 쓰인다”며 “요새도 학교 커뮤니티를 보면 교내 경비가 허술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김태윤(가명·26·여)씨도 “학생들이 불안에 떠는데도 손 놓고 있는 대학 측의 대응에 화가 난다”며" 범죄 예방을 위해 대학과 사회가 엄격한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는 빈틈이 있을 때 발생한다”며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안을 강화하고 비상벨·CCTV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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