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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켓의 이면... '사각지대' 놓인 소비자들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2030세대들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SNS 마켓이 새로운 쇼핑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플랫폼 내 마켓으로는 △네이버 블로그 △카페 △밴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마켓','마켓중' 해시태그만 검색해보아도 100만개가 넘는 검색 결과가 나올 정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SNS 마켓을 이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거래 문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google)


◆ '폐쇄적 거래 환경' 탓에 피해자 속출   

SNS 마켓이란 기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아닌 SNS상에서 진행되는 상품 거래를 일컫는다. 초기 자본 금액이 거의 필요 없고 저비용으로도 운영 가능해 누구나 자신만의 작은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해쉬태그와 같은 경로로 소비자들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누구나 쉽게 개설할 수 있다 보니 제대로 규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12월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쇼핑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셜미디어 쇼핑 이용자의 30%는 환불·교환 거부, 연락 두절, 배송지연, 제품불량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한 쇼핑 피해가 급증했다. 지난해 접수된 인스타그램 쇼핑 피해만 총 144건으로 피해 금액은 약 270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SNS마켓의 ‘폐쇄적인 거래 환경’을 피해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정식 온라인 쇼핑몰과는 달리 대부분 1:1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 전문 결제 시스템은 찾아볼 수도 없다. 영업주가 피드에 올린 상품 사진을 보고 고객이 DM(인스타그램 메신저)을 통해 구매 의사를 밝히면 계좌로 송금하는 시스템이다.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을 이용한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제대로 된 주문서 혹은 결제 내역조차 없어 돈만 받고 카카오톡 채팅방을 나가버리는 이른바 ‘먹튀’도 다반사이다.

기자가 직접 인스타마켓에 문의한 카카오톡 캡쳐 내용


◆ 옷 샀는데…판매자는 돈만 받고 '증발'

실제로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접수된 SNS 마켓 관련 피해사례 중 계약 불이행 관련 내용이 40.2%로 가장 높았으며 피해 품목은 의류나 가방 등이 87.5%로 주를 이뤘다. 또한 국내 SNS 플랫폼 내 마켓의 경우 266개 업체 중 전자상거래법을 준수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65곳은 환불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을 줄이고, 거래 취소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직장인 김아연(25,가명)씨는 “후기를 참고할 수 있는 보통 쇼핑몰과 달리 마켓은 판매자가 올린 정보에만 의존해 구매해야하는 것이 아쉽다.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있다 보니 매번 시킬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대학생 연수안(23,가명)씨 역시 “마켓은 손님을 끌기위해 예쁜 사진만 올린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실제 배송 온 옷이 많이 달라서 놀랐던 경험이 있다. 불편한 결제 시스템과 엉망인 문의 대응 때문이라도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google)


◆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비자들 

현상의 중심에는 C2C(Customer to Customer)거래가 있다. SNS가 현대인들의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창조하면서 등장한 신개념 거래이다. 이는 소비자 대 소비자 간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칭하는 말로 여기서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공급의 주체이다. C2C 거래는 인터넷이 소비자들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시장의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발생하였다.

국내 소비자간 거래 시장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C2C 거래가 활성화 되어있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C2C 관련 법규 미비로 여전히 소비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현재로선 시장의 규모 파악조차 어려워 정부마저 손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 영업주는 일반인이 대부분이다. SNS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판매 품목으로는 화장품부터 의류, 신발, 액세서리, 건강식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들의 장점은 SNS에 친숙한 2030 세대와의 소통. 인플루언서들은 소통을 통해 팬덤을 늘리고,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입소문)을 통해 점차 단골 고객층을 불린다.

(사진=google)


◆ '고객'이 아닌 '팬'의 개념...'충성충성'

단골 고객들은 결국 마켓의 충성도 높은 소비자가 된다. 좋은 품질이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보다는 팬덤과 바이럴 마케팅에 의존하다 보니 제품이 엉망인 경우가 대다수다. 일반 과채주스가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다이어트 주스로 둔갑해 판매되거나 보정된 사진으로 화장품의 효능을 과장하는 허위광고 등이 해당된다.

지난 6월, 패션·화장품·식품 쇼핑몰인 임블리에서 판매한 ‘곰팡이 호박즙’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었다. 임블리는 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통하는 임지현씨가 상무를 맡고 있는 쇼핑몰이다.

임블리 자체는 온라인 쇼핑몰로 SNS마켓이 아니지만 임지현 대표가 자신의 인기와 팬덤을 밑바탕 삼아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호박즙 논란을 시작으로 제품 품질, 명품 카피, 고객 응대·고소 등의 문제가 줄줄이 불거졌고 잇따른 소비자들의 고발로 임블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심지어 시민단체의 고발조치와 국민청원까지 뒤따랐다.

(사진=임블리 공식 인스타그램)


임지현씨의 인플루언서 활동 재개를 놓고 업계는 그가 SNS 활동 중단에 따른 사업상의 타격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여론이 식으니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제정신인가?” “소비자들을 기만해놓고 자숙하겠다더니 버젓이 다시 옷을 팔고 있네”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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