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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결혼은 선택”

20대 미혼남녀들은 '동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20대 사이에서 동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동거에 대해 부담이나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동거를 어떻게 생각 하는가'에 대해 물은 결과 85%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선택을 한 데에는 △상대방을 더 깊이 알 수 있다 △결혼하기 전 예행연습이다 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귀가 후에도 떨어져있을 필요가 없고 △금전적인 면에서 비용 절약 등을 동거 찬성의 이유로 꼽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동거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단 15%에 그쳤다. 대부분 “아직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주를 이뤘다. 또한 “동거를 하게 되면 프라이버시 뿐만 아니라 내 개인적인 시간이 없어져서 반대다” “남녀가 경제적인 문제로 동거를 시작한다한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부정적이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성과의 동거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87%가 “없다”고 답했으며 오직 13%만이 동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인이 만약 동거를 제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자그마치 65%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는 동거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열린 마인드를 보여준다. 과거 남성만이 동거에 대해 긍정적이었다면 2030 세대에서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동거에 찬성한다’는 생각은 늘어난 반면 ‘결혼’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에 대해서 83%가 반대의 뜻을 나타내 대조를 이뤘다. 100명중 겨우 17명만이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셈. 실제로 젊은 세대들의 결혼관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혼인 건수도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혼인 건수의 감소로 자연스레 가구의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3인 이상 가구 비중은 줄어든 반면, 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결혼 없이 마음 맞는 사람과 동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76%가 찬성한다는 응답을 했으며 24%만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풍조의 주원인으로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꼽았다. 경기 침체로 인해 늘 불안정 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소득이 적고 주택마련 및 결혼생활비용의 부담 때문에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이렇게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의 이면에는 경제적 어려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싱글라이프에 대해 만족하는 2030대가 많아지고 있다는 데서 이유를 찾는 이들도 있다.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는데 굳이 결혼으로 인해 자신의 독립된 삶이 방해 받고 싶지 않다는 해석이다. 최근 들어 젠더갈등을 꼽는 인원도 늘어났다. 이러한 응답은 특히 여성에게서 높은 수치(71.8%)를 보여 남성보다 여성이 젠더 갈등으로 인한 결혼의욕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동거에 관한 외국의 사례는 어떤지 살펴보았다. 영국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정책을 마련했다. 동거 커플과 싱글맘도 법적 안정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들의 취지. 결혼 여부와 무관하게 자녀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제도를 고안해냈다. 결혼·동거 구분 없는 영국의 육아 지원책으로는 육아 수당 지급, 돌봄 서비스, 의료비 지원 등이 있다. 또한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면 주택 임대료, 보육원 비용 등 정부의 지원책은 훨씬 커진다.

영국은 2004년 동성 커플에게 결혼과 유사한 법적, 재정적 보호를 해주기 위해 ‘시빌 파트너십’ 제도를 만들었다. 이는 결혼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써, 결혼하지 않았더라도 동거하던 반려자가 사망할 시 재산 상속이나 연금에 대한 권리를 부여받는 정책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등 삶의 형태가 변함에 따라 맞춤형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는 영국. 이런 자세야말로 저출산 고령화 국가인 한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 2030 세대들의 의견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정책은 미비한 채, 현재 한국 정부는 저조한 출산율만을 강조하고 있다. 2018년 합계출산율에 따르면 한국 가임여성 1인당 출생율은 0.98명.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인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는 이상 출산율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삶의 질이 향상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아이를 낳고 싶어질 것.

대학생 김민정(25,가명)씨는 “정부가 나서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만한 환경부터 만들고 출산을 장려하든 말든 했으면 좋겠다. 당장 일자리부터 구하기 힘든 세상에 어마어마한 육아 비용은 우리 몫이다”라며 비판했다. 직장인 박재원(30,가명)씨 역시 “한국도 변하는 가족 형태에 맞춰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뜬 구름 잡는 이상적인 정책보다 국민들은 실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정책을 바란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젊은 세대들은 ‘청년 고용 안정화’와 ‘신혼집 마련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자리가 있어야 안정적인 수입이 있고, 내 집 마련이 되어야 가정을 꾸릴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현세대가 마주한 현실은 청년 취업난과 집값 폭등으로 인한 주택난이다. 결혼 여부와 무관하게 동거 커플, 싱글맘에게도 같은 지원을 해주는 영국의 사례와 같이 마음 놓고 자녀를 기를만한 환경을 제공해준다면 머지않아 놀이터에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차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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