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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백래시에 대한 20대의 생각은···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 과거 사이버 스토킹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인하대 총학생회장 후보자 A씨가 자신의 과거 사이버 스토킹 행적에 대해 황당한 해명을 했다. 그는 “상대가 극렬 페미니스트여서 (일부러 괴롭히기 위해) 좋아한다는 게시물을 써서 괴롭혔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3월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B씨의 실명을 적은 공개 고백글을 올린 이후 수차례 쪽지를 보내 ‘만나 달라’며 괴롭혔다.

결국 A씨는 학생들의 비난을 받으며 학생 회장 후보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그는 입장문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강한 거부 반응을 다시금 드러냈다. A씨는 “여성주의 눈치를 보느라 남자 휴게실 설치를 못 밀어붙인 학생회가 싫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에 때아닌 페미니즘 바람이 불면서 나타난 ‘백래시(반살 심리)’ 현상의 한 단면이다. 1991년 미국 저널리스트 수전 팔루디는 백래시를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심리를 뜻하는 말로 처음 사용했다. 국내에서 생소한 단어였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심이 증가하며 최근 사용빈도가 증가했다.

이처럼 급증한 한국의 백래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일까. 해외 언론은 한국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CNN은 “한국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 백래시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심각한 취업 경쟁과 병역 의무에 따른 박탈감으로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가진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백래시 현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모바일 게임을 하는 남성들이 게임 작가가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퇴출을 요구했고 결국 그 작가는 계약이 해지됐다. 섹스칼럼니스트 은하선씨는 5월에 서강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섹스, 많이 해봤어?”라는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었으나 극렬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취소됐다.

국내 여론은 찬반이 분분하다. 대학생 정은영(22·가명) 씨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악플을 받는 여성 연예인들을 봤다"며 "여성의 삶에 공감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공격을 당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백래시를 두둔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현수(25·가명) 씨는 “남자라고 해서 득을 본 세대는 우리가 아닌 4050세대”라며 “20대 남녀는 평등하게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반발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기봉 칼럼니스트는 한 칼럼에서 “페미니즘 행사라는 이유로 장소 대관이 취소되고, 페미니즘 셔츠를 입었다고 아르바이트에서 해고당하는 등의 백래시 사례들이 나왔다”며 “우리 사회는 페미니즘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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