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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의 新 주거문화, '공유주택’

요즘 1인 가구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혼자 살기에 원룸과 오피스텔은 월세가 부담스럽고, 가격이 싼 고시원은 열악한 환경 탓에 쉽사리 선택하기 어렵다.

취업난뿐 아니라 주거환경에도 걱정이 많은 2030 세대. 임금 인상보다 가파른 서울 집값 상승에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남의 집에 잠시 거주하는 것조차 힘든 현실이다.

(사진=통계청)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최유리(25,가명)씨는 “본가가 지방인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서울에 집을 얻을 수밖에 없는데 지방의 2~3배에 달하는 서울 월세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서러움을 토로했다.

사회초년생인 전석원(29,가명)씨 역시 “월급을 받아도 월세로 1/3 이상이 빠져 나간다”며 서울에 이렇게 집이 많아도 내가 발 뻗을 수 있는 내 집은 없다며 막막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 속에서 최근 공유주택이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유주택은 각자의 독립된 공간을 가지되 라운지, 주방, 헬스장 등의 공용시설을 거주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임대주택이다.

월세도 주변 시세보다 10~20% 저렴해 월세와 보증금이 부담스러운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에게 안성맞춤일 뿐만 아니라 임대계약 기간이 최소 1개월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 업무 특성상 이동이 잦은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인 주택보다 공유주택? ?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 보다는 '공유'나 '거주'를 추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빌려 쓰고 같이 쓰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적고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가구나 가전제품을 사 모으기보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두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 이에 주택 구입엔 소극적이지만 임대 주택 거주 의사엔 긍정적인 편이다.

공유주택은 대부분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개인용품만 챙겨가도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개개인의 독립적인 공간도 보장된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퇴근 후나 주말에는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식사와 맥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다고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의 ‘따로 또 같이’ 주거패턴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함께 요리하고 운동하며 라이프스타일 공유

복합생활공간은 입주자들에게 또 다른 커뮤니티의 장이 되어준다. 이웃 간에 정이 오갔던 지난날과는 달리, 요즘의 주거형태는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단절되어 있는 구조이다.

사람들은 같은 아파트에 살지만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체 살아간다. 반대로 공유주택은 함께 사는 사람을 모른다는 그 익명의 공포로부터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위안을 선사해준다.

대부분의 공유주택에는 여가 공간이 존재한다. 입주자들끼리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넓은 거실에 긴 테이블이나 큰 소파를 마련해둔다. 주방이나 거실에서도 입주자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방 안에서는 개인의 삶을, 방 밖에서는 하우스메이트들과 네트워킹을 한다.

(사진=BJORNAL)


청년들이 주목하는 주거문화

운영은 매우 전문적이고 기업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매번 집을 선택할 때마다 거쳐야하는 관문인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을 만날 필요도 없다. 공유주택 운영사업자와 개별적으로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전임대료 및 관리비를 지불하면 그 날로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

 주거형태에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서비스이다. 바베큐장, 세탁 건조실, 프린트, 서재, 방 청소 서비스 등 기존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는 누릴 수 없는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물론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공유주택은 다른 곳에 비해 월세가 더 높을 수 있다. 하지만 휴지, 주방용품, 인터넷 등 1인 가구에게 요구되는 초기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합리적이다.

주거자들이 말하는 '공유주택'

영등포구의 한 공유주택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상민(30,가명)씨는 “부모님 세대는 차곡차곡 돈을 모아 내 집 장만의 꿈을 꿨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는 다르다”며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가정이 생기기 전까지 딱히 집을 살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답했다.

같은 곳에 거주하는 최지영(27,가명)씨 역시 “서울에 지인이 많이 없어 외로웠었는데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사회초년생에게는 돈도 절약하고 인맥도 만드는 일석이조의 공간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공유주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될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한국의 문화나 정서상 서양권에 비해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나 주거 스타일이 다소 폐쇄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거비 문제와 개방적인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지금은 공유주택이 주거 문화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 하게 되면서 공유주택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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