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용연장’ 검토를 언급하자 청년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고용연장을 추진하면 결국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용연장은 정년연장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년을 마친 뒤 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되거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 등이 있다.

청년들은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 못지않게 청년 취업문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취업준비생 김지은(26, 가명)씨는 “취준생들은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간다”며 “학점관리부터 자격증 취득까지 힘들게 사는 상황에 고용연장 소식은 마냥 좋게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중장년층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면서도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취준생 한승규(28)씨도 청년취업정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씨는 “지금 당장 취업시장에 나온 청년과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 중 누가 더 취업이 간절한지 살펴야 한다”며 “후일 부모 등 노년층에 대한 부양책임까지 고려한다면 결국 청년의 고민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이지인(25, 가명)씨는 고용연장에 대해 회의감을 토로했다.
이씨는 “청년 취업에 방해가 안 가는 선에서 회사들은 고용연장을 실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실상 청년과 중장년층이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취업 문제부터 해결하고 고용연장 등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용연장 문제는 사전에 충분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디어 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박다솔(27, 가명)씨는 “정부는 청년들의 체감 고용여건을 개선하고 40대 고용부진을 해소하겠다는데 이것이 동시에 진행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양 측의 일자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다는 것은 모순적이지 않은가”라며 “세대 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유진혁(26)씨는 “대통령이 고용연장에 대한 발언을 한다고 중장년 일자리문제가 바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와 회사의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시장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고용연장’ 언급은 청년들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58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채용 계획 변동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26.5%가 채용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기업은 43.5%가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28.3%, 24.8%가 채용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대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정은(26, 가명)씨는 “올해 대졸 공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채용계획 변경 소식을 들으니 더 불안해졌다”며 “이런 가우데 고용연장 소식까지 듣게 되니 취업문은 더 좁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고용연장이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