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동결 안돼 다행"vs"알바 씨 마를 것"...최저임금 이견 '팽팽'

2021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130원)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률로만 보면 역대 최저수치다.

이에 대해 청년들은 동결 선례를 남기지 않고 적절한 인상 폭을 지켰다는 긍정적인 입장과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더 감소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2021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130원)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청년들은 최저임금이 소폭이나마 인상됐다는 사실에 방점을 뒀다.

직장인 신예진(27·여)는 “물가인상률을 고려했을 때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사실상 동결 수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삭감할 수도 있다는 말이 들리던 와중에 조금이나마 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지현(28·여)씨도 “역대 최저 인상률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노사의 의견을 고루 존중해 소폭 인상한 것은 최선의 절충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최초의 동결 선례를 남기지 않은 점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1999년에도 최저임금은 인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20대 A씨는 “이번에 최저임금이 동결이라는 선례가 나왔다면 차후에도 동결, 나아가서 삭감하자는 의견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면서 “말이 최저임금이지 사실상 청년, 저소득층에게는 최고임금인 만큼 물가 인상률에 맞도록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충청남도지회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자영업자 생존권 위협하는 최저임금 인상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사진 위) 같은 날 오후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거리 선전전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상공인 등이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동현(27·남)씨는 최저 임금의 인상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 고민이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청년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결국 청년들 아르바이트 자리만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아르바이트를 이미 하고 있는 청년 중에서도 고용 불안을 걱정하는 사례도 있었다.

취업 준비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지현(26·여)씨는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최저임금까지 인상하면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업주들이 쪼개기 고용 등으로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하려 할 텐데 이 과정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을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최저임금 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청년 중에서도 인상률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이도 있었다.

모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내년 최저임금의 인상 폭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힘들 것 같다”면서 “이번 최저임금의 결정이 시국을 고려한 현실적인 인상률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만큼 내년에는 4대 보험이라도 안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년 노동조합 단체 청년유니온은 14일 성명을 통해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한 2021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청년유니온은 “올해 최저임금 교섭은 사각지대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의 삶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보여줬다”면서 “교섭과정에서 노사공 모두가 방기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상률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초단시간 쪼개기 고용 등 사각지대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유니온은 “노사가 금액으로 줄다리기하는 방식의 관성적인 최저임금 교섭으로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수 없다”면서 “초단시간 근로자로 대표되는 제도개선 사각지대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촉구했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