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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의무착용이라지만 강제하기 어려운게 현실"

 

마트의 시식코너를 이용하는 시민들(사진=고정삼 기자)


"마스크 의무착용이라는 행정명령이 떨어졌는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불안했어요. 직원들은 제재할 수 없다고만 하고...”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 거주하는 50대의 이모씨는 아내와 함께 장을 보기 위해 집 인근의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급하게 장을 보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려 쓰고 돌아다니거나 시식하는 모습에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재명 지사가 마스크를 의무 착용토록 행정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시 방문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 18일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집단감염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오후 8시께 방문한 경기도 군포시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밑으로 내려쓴 인원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한 시민은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고 통화를 하고 시식코너에는 3~4명씩 모여 음식을 맛본 뒤 마스크를 바로 쓰지 않고 턱밑에 그대로 두기도 했다. 이곳 최상층에는 푸드코트가 마련돼 있어 일행 단위로 모여 앉아 음식을 먹은 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트 직원 A씨는 “출입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이미 내방한 고객들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제지하면)고객들이 불만을 내비칠 수 있지만, 그래도 제지하라는 지침은 내려왔다”고 전했다.

직원들 “마스크 미착용자 제지 어려워”

타 지역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버스터미널에서도 방역수칙과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지난 2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시외버스터미널도 마스크 의무착용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나타냈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버스터미널 내 입점한 가게에서 음식을 구매한 뒤 대기 장소로 가져와 먹거나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커피 전문점에서 구매한 커피를 마시며 함께 온 일행과의 대화에 열중했다. 이를 제지하는 직원은 없었다.

이곳의 경비업무를 하고 있는 B씨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을 제지했다가 싸움이 날 뻔했다”며 “30대 젊은 남자가 ‘네가 뭔데 착용해라 말아라’라고 하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취객이면 경찰에 신고라도 하겠지만 마스크 미착용을 이유로 제지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마스크 착용하고 있지 않은 남성 C씨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를 묻자 되레 “마스크를 사면 될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경기도는 지난 18일 도내 거주자와 방문자 모두 실내나 다중이 집합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위반 시 관련 법률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지난 20일 수원역 로데오거리 (사진=고정삼 기자)


외출·대인접촉 삼가 대도민 호소에도 번화가 인파 몰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과 ‘가급적 외출과 대인접촉을 삼가 달라’는 이 지사의 대(對)도민 호소에도 번화가를 중심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몰려 있어 감염 위험은 여전했다.

지난 20일 오후 10시께 술집들이 몰려 있는 수원역 로데오거리에는 20~30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이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거나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무리 지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술집 앞에서 마스크 없이 앉아 있던 20대 남성 D씨는 “마스크를 근처 카페에 두고 담배를 피러 내려온 것”이라며 “잠깐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감염에 대해) 크게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한 번화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후 11시 30분께 술집 상가 앞에 조성된 벤치에 3~4명씩 무리 지어 앉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거나 흡연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인구가 상당 부분 줄어든 편이지만 해당 번화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밑에 걸쳐 뒀다.

심지어 마스크 없이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버스킹을 하던 20대 남성 E씨는 “여기까지 올 동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했다"면서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보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을 이야기하자 E씨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한 편의점 직원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불안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해도 대부분 취객들이라 못 들은 척 하거나 쓰는 척 시늉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이 강제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안하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지사는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외출과 대인접촉을 가급적 삼가고, 타인과 접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당부하는 대도민 호소 기자회견을 했다.

공공 흡연부스에서 담배 피우는 시민들(사진=고정삼 기자)


공공흡연부스, 감염 위험성 여전히 높아

생활 속 주요 감염지로 꾸준히 지적돼 온 공공흡연부스의 심각성은 여전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50분께 안양역 인근의 공공 흡연 부스에는 대여섯명의 흡연자가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턱밑에 걸친 채 대화를 나누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2m 거리 두기 생활 수칙뿐만 아니라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도 지켜지지 않았다.

흡연 부스는 좁고 밀폐된 특성과 이용자 파악이 어려워 생활 속 주요 감염지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특히 해당 흡연 부스는 지하철 역사 인근에 위치한 탓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 내부 인원이 수시로 바뀌었다.

지하철역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20대 직장인 F씨는 “담배연기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처럼 감염병이 확산하는 시기에 흡연 부스처럼 좁은 곳에 모이는 게 위험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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