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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마스크 안쓴 '러닝족'에 시민 불안 ↑

"불쾌해요. 왜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달리는 거죠? 아무리 야외라지만 침이 튀지 않을까 걱정돼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바로 옆을 지나가니까요."

지난 30일 인천시의 한 호수공원. 평일 저녁임에도 공원 이용객이 많다. 사람 사이의 거리가 2m가 채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사진=박서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여행 등을 꺼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가까운 공원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서 장기화 하고 있는 실내생활의 답답함을 해소한다.

구글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공원 이용률(6월 13일~7월 25일)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기 전(1월 3일~2월 6일)보다 67%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여름철로 들어서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조깅 등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공원 이용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매일 공원을 뛴다는 A씨는 “이제 공원에서 운동를 그만해야 할 것 같다”며 “공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져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들 숨이 안 차겠냐”며 “(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뛰면 답답하지만 공원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 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수원지역의 한 지역관련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운동을 해달라”는 민원글이 잇단 게시됐다. 가까운 거리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고 공원을 이용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공원 이용객 증가로 거리두기 안 되는데 ... "야외는 괜찮지 않나요?" 

실제로 공원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은 많았다.

지난달 30일 인천의 한 호수공원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달리기를 하는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얼굴이 아닌 손목에 걸치며 인파 속을 달렸다. 공원 이용객과의 거리는 채 1m도 되지 않았다.

B씨는 왜 마스크를 끼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외는 감염 가능성이 없지 않냐”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다른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달리기를 할 때 마스크를 차면 숨이 차 제대로 운동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걷거나 뛰거나 혹은 자전거를 탈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공원 안내문이다. 특히 조깅 시에는 타인과 8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사진=박서빈 기자)


같은 날 공원 이용객 C씨는 “마스크 없이 공원에서 달리기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적어도 공원에 사람이 많을 때는 자제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야외라고 하더라도 지킬 건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야외라도 5~10m는 떨어져 달려야"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서에 따르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괜찮은 경우는 △적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야외 △사람을 만나지 않는 때 등 두 가지 상황뿐이다. '거리두기'를 충분히 지킬 수 없는 장소에서는 야외라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야외에서 달리기를 할 때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공대와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속도로 걷는 경우 4m, 달리기는 10m, 고속 사이클링을 타는 경우 20m 등까지 호흡이나 기침을 통해 비말이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가만히 있을 때보다 활동할 때 사람간의 거리를 더 확보해야 안전하다는 것.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방된 장소에서는 바이러스가 공기 중 분산돼 감염 위험도가 떨어진다"면서도 "1~2m의 거리에서는 비말이 점막에 직접적으로 튈 수 있어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마스크를 끼고 달리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면서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뛰어야 한다면 주변 사람과 최소 5~10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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