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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힘든데 받는 사람만 계속...” 청년특별구직지원금 형평성 논란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취업 청년들을 위해 '청년특별구직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다만 기존 구직지원사업에 참여한 사람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의 청년구직지원 사업도 선별기준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있어 이번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 합동브리핑에서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미취업청년 20만명에게 5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정책이 담겨있다.(사진=뉴스1)


기존 사업 참여자만...중복수혜 논란

정부는 지난 10일 미취업청년 총 20만명을 대상으로 50만원씩 청년특별구직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소요예산만 1000억원이다.

고용노동부가 15일 추가적으로 발표한 지급대상자에 따르면 1순위는 지난해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 1유형에 참여한 청년이다.  2순위는 지난해 취성패 2유형에 참여했거나 청년구직활동 지원금 지원 종료자, 3순위는 앞으로 프로그램 참여 예정인 신규참여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급 대상자도 20만명으로 한정해 후순위 참여자는 50만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만 이번에도 특별구직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중복수혜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취성패 1유형은 중위소득 60%의 미취업 청년 등을 대상으로 20만~25만원의 참여 수당, 월 최대 28만4000원의 직업훈련 참여 지원 수당 등을 주는 제도이며 취성패 2유형의 경우 소득 기준이 없다. 구직활동지원금은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의 청년 중 졸업 혹은 중퇴 후 2년 이내인 미취업자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포털사이트의 한 취업 커뮤니티에는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지급 소식에 “중위소득 120% 이하만 취직하기 힘든 것도 아니고 다 취직하기 힘든데 저런거 그만 줬으면 좋겠다”, “구직활동 지원금 신청해도 탈락해서 못 받는 사람도 있는데 받은 사람 또 준다니”등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댓글이 달렸다. 지원대상이 구직지원사업에 이미 참여했던 사람에 해당한다는 소식에 “중복혜택 아니냐”는 댓글도 달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전체 청년이 아닌 기존 수혜자들에게만 특별지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행정편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 커뮤니티에 청년특별구직지원금을 두고 중복 수혜가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 (사진=커뮤니티 캡쳐)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취업자수는 2708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만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인 20대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 줄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실제 취업 전선에 뛰어든 25세에서 29세의 고용률은 3.5%포인트나 하락했다.

홍경준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긴급재난지원금’인만큼 신속성이 중요한데, 정부 입장에서는 별도의 선별 과정 없이 이미 기준이 따져진 이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 대상자도 이해 못하는 기준

청년특별구직지원금을 지급받을 당사자들도 왜 본인이 또 받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작년 12월부터 6개월간 구직활동지원금을 수령한 이 모씨(24·여)는 이번 특별지원금 대상에 속해 지원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많은 사람이 억울해 할 것 같다”며 “왜 참여했던 사람만 또 주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상자 정 모씨(26·여) 역시 “기존 구직활동지원금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좋아도 다들 취업을 못 하는 상황에서 차라리 적게 받더라도 다 같이 나눠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에 구직지원금 자체도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선모씨(26·남) 구직활동지원금에 두 번이나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소득분위가 애매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소득분위 121%면 120%보다 특출나게 잘 사는 것도 아닌데 괜히 정부가 선을 그어서 분열을 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구직지원금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 취성패나 구직지원금도 취업과 관련 없이 쓰이는 게 많은데 이번 특별지원금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며 “20대 표심 잡으려 애먼 돈 푸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 포털 카페에도 “중위소득 120% 이하 자체를 뭐라하는게 아니라 법을 이리저리 피해서 돈 많은 사람들도 받는게 문제”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줄거면 다 줘야지 애매하게 제외당한 사람은 억울하다”며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취업준비생 최나윤(27·여)씨는 “나처럼 코로나로 취업 준비가 장기화되어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애초에 구직활동지원금은 졸업하고 2년 이상 지나면 못 받아서 이번 특별 지원금도 못 받는다”며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스냅타임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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