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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킥보드에 남녀 두명이? 도로 위 '위험천만' 데이트

23일 오후 5시 37분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남녀 두 명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같이 타고 있다. (사진=박서빈 기자)


"뭐야, 왜 저러고 다녀? 목숨이 두개인가."

지난 23일 오후 5시 37분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인근 도로. 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는 도로에 남녀 두 명이 공유 전동킥보드 위에 나란히 붙어 지나가자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10분께 서울 마포구 동교동 골목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남녀 두 명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같이 타며 지나가자 주변 시민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골목길을 꺾을 때에는 한 행인과 부딪힐 뻔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영우(여·20살)씨는 "커플 사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는 게 유행"이라며 "몇 시간 전에도 합정역 인근에서 남녀 커플이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타고 가는 장면을 봤다. 볼 때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탑승하는 게 맞지 않냐"며 "옆을 지나가면 (무서워서)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유경제가 확대되면서 공유 전동킥보드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안전 수칙을 잘 지키지 않으면서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전동킥보드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동승이 유행처럼 번지며 안전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트 목적으로 타요"  

취재진이 지난 23일 서울시 마포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 공유 전동킥보드를 성인 남녀 두 명이 동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취재진이 10명의 시민에게 "공유 전동킥보드를 두 명이서 동승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냐"라고 묻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김가연(가명·25세)씨는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같이 타는 두 명은 어떨지 몰라도, 옆을 지나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명이서 (킥보드를 타고) 언덕길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데 저러다 넘어지겠다 싶었다"며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인 탑승이 원칙인 공유 전동킥보드를 두 명이 함께 타는 이유는 다름 아닌 ‘데이트’.

취재진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동승하는 이들에게 “왜 두 명이 함께 타느냐”고 묻자 모두 “데이트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한 커플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커플들도 많이들 그런다”며 “둘이 한 킥보드에 붙어서 타면 분위기도 나고 좋다"고 말했다.

2인 이상 타면 사고시 위험 ↑

하지만 잠깐의 즐거움을 즐기려다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두 명이 탑승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자 뿐만 아니라 충돌을 당하는 사람에게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동 킥보드는 1인용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혼자 탑승하는 게 안전성 측면에서 보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오흥운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사고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속도와 무게”라며 “두 명이 탑승하게 되면 그만큼 무게가 증가해 부딪힐 때 충격도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전동킥보드가 1인용으로 제작되어 있어 브레이크 성능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2월 10일부터 2인 탑승 금지... 처벌조항은 '無'

문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2월 10일부터는 전동킥보드를 두 명이 탈 수 없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탑승 인원을 1인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교통기획과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공유 전동킥보드의 동승이 금지됐다”며 “시행 한 달 전인 11월부터 계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에 처벌 조항이 빠져있어 훈시 조치에 그치겠지만 법으로 동승을 금지한 만큼 사고 발생 시 과실을 따질 때 불리해질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킥고잉 대외협력팀은 "최근 1인 탑승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 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1인 탑승 권고 안내문을 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께서는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 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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