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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접’이 일상…MZ세대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 전용 SNS는 필수죠"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의 사진과 영상만을 올리는 SNS계정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두 세대 모두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Z세대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세대라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에 친숙한 MZ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계정과 반려동물의 모습을 올리는 계정을 따로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주로 사진과 영상의 공유와 보관이 쉬운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용 계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강아지 인스타그램을 뜻하는 ‘멍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2551만개 고양이 인스타그램을 뜻하는 ‘냥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1498만개에 달한다. 햄스터 인스타그램을 뜻하는 ‘햄스타그램’ 고슴도치 인스타그램을 뜻하는 ‘고슴도치그램’등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인스타그램 @chu_in_nim)


반려동물위해 인스타그램 계정 만들어

김모(여·23)씨도 고양이를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이 '츄'를 입양한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계정을 만들었다.

김씨는 계정 개설 이유에 대해 “원래는 일상 계정에 사진을 올리다가 고양이용 계정을 따로 개설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욕구와 고양이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합쳐져 계정 분리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모니터가 공개한 ‘2019 반려동물 관련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응답자 중 50.8%가 MZ세대 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Z세대는 반려동물 양육 태도 평가 설문에서 △반려동물을 위해 약간 비싸더라도 질 좋은 사료나 간식을 구매하는 편(89.7%) △반려동물의 규칙적인 운동이나 산책을 위해 내 시간을 기꺼이 내는 편(79.3%) △반려동물의 건강과 치료를 위해서라면 금전적 비용을 아끼지 않는 편(79.3%)이라고 답해 설문에 응답한 전 세대중 반려동물에게 가장 우호적인 양육 태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입하는 만큼 주접떠는’ MZ세대

MZ세대들은 반려동물을 향한 감정적인 유대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스스로를 일명 주접왕(王)이라고 부르는 김지윤(여·23)씨도 일상 계정과 햄스터 ‘보보’의 계정을 따로 관리한다.

주접의 사전적 의미는 ‘욕심을 부리면서 추하고 염치없게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주책이라고 할 만큼 과한 칭찬’ 또는 ‘과장되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보보를 자랑하고 싶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햄스터를 좋아하는 사람만 이 계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보보의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애정을 표현하는데 더 자유로운 느낌”이라며 “반려동물 중에서도 햄스터 관련 계정만 팔로우 할 수 있어 관심사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자신의 애정이나 취향을 드러내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NS에서 스타 반려견이 등장할 정도로 반려동물 계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유기견이었던 달리의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2013년 개설된 ‘달려라 달리’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는 35만 9000명이다. 이미 여러 번 매체에 노출된 ‘스타견’이다.

웰시코기 백호의 일상을 기록하는 ‘이웃집의 백호’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수는 44만 6000명에 달한다. 백호를 직접 볼 수 있는 ‘산책회’를 열면 4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랜선 이모'로 불리는 반려동물 계정의 팔로워들은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며 자신의 애정과 관심을 표출한다.

(사진=달려라 달리 인스타그램 캡쳐 이웃집의 백호 트위터 캡쳐)


콘셉트와 취향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사례

조시온(여·22)씨 역시 고양이 두 마리의 모습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유 중이다. 조씨는 “일상 계정 만의 분위기와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반려동물용 계정에만 고양이 사진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려동물 계정에 사진을 올릴 때는 고양이가 말하는 것처럼 글을 쓰기도 한다”며 “평소 일상을 공유할 때는 간결하게 글을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상용 계정과 반려동물용 계정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취향을 유형(콘셉트)화 해서 코드가 맞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취향을 유형화하고 분리할수록 자신의 취향에 몰입하기 쉬워진다”며 “SNS의 경우 알고리즘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만 모아 놓는 계정이 있다면 몰입하는데에 더욱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 스냅타임 정한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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