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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평가했을 뿐인데 악플이라니"...배달앱 리뷰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앱 주문이 늘면서 리뷰와 별점을 둘러싼 식당과 소비자 간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허위·악성 리뷰가 갈등의 발단이지만 솔직한 맛평가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식당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불만족 후기를 의도적인 별점테러와 악성 리뷰로 몰아가는 것이다.

부정적 후기로 인한 고객과 업주 간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배달의민족 캡처)


배달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20대 후반·남)씨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주문한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최씨는 사진과 함께 간단한 당부의 말을 리뷰로 남겼다. 별점은 5점 만점 중 3점만 줬다. 그러자 사장님은 “다음부터 이런 내용은 리뷰에 적지 말고 전화로 달라”고 답했다. 별다른 사과의 말은 없었다.

최씨는 “안좋은 내용만 전화로 말해달라고 할거면 굳이 리뷰 기능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솔직한 리뷰'달라며 별점은 만점 요구

애초에 리뷰서비스를 주며 별점 만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한 것은 안모(20대 중반·여)씨도 마찬가지다.

안씨는 얼마전 배달앱을 통해 마카롱과 음료를 주문했다. 그중 크렘브륄레 마카롱 위에 덧붙여진 필름지가 너무 작아 하마터면 삼킬 뻔 했다. 마카롱 꼬끄도 잘 구워지지 않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점은 5점을 남겼다. 리뷰서비스를 받아서다.

대신 문제에 대한 개선사항을 리뷰로 남겼다. 필름지 크기를 마카롱보다 크게 하거나 먹기전 필름지를 제거하라는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장님은 안씨의 리뷰를 제외하고 다른 리뷰에만 답글을 남겼다.

안씨는 “음식을 받기도 전에 별점 만점을 요구하는것도 썩 내키지 않았는데 보란듯이 내 후기만 무시했다”며 “기본적인 피드백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지난해에는 부정적인 고객의 후기에 협박성 댓글을 단 업주가 논란이 됐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선 사례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부정적인 후기에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업주들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엔 “음식 맛이 이상하다”는 리뷰를 남긴 고객의 실명과 주소 일부를 공개하고 “내가 갈테니 한번 보자”는 협박성 댓글을 단 업주가 논란이 됐다.

같은해 12월엔 고객들에게 높은 평점을 강요한 뒤 “악의적인 낮은별점 리뷰는 친분이 있는 업소 커뮤니티에 공유하겠다”고 대응한 업주도 논란이 됐다.

부정적 후기는 비공개로 vs 고객의 정당한 소비 막아

이런 논란에 소비자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후기는 비공개로 남기는게 예의라는 의견과 오히려 솔직한 후기를 남기는 것이 예의라는 의견이다.

이연희(24·여)씨는 “공개적으로 안좋은 리뷰를 남기면 해당 가게도 피해를 볼 수 있어 부정적인 내용은 비공개 처리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업주들은 불만족 후기가 매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 서울에서 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40대·남)씨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리뷰를 보고 주문을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배달을 시작한 후로 리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배달앱을 사용하는 가게중 리뷰에 신경쓰지 않는 가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모(27·여)씨는 “보통 별점을 보고 주문하지 않느냐”며 “거짓 별점을 주면 다른 고객들이 돈을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리뷰에 의지해 주문하는 고객 입장에선 솔직한 평가가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이어 “애초에 리뷰와 별점 기능이 있는 이유가 솔직한 평가를 위해 있는 것”이라며 “좋은 리뷰를 원한다면 그만큼 가게에서 음식에 신경을 쓰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별점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는 리뷰 취지에 맞지 않다"며 "리뷰 기능은 소비자에게 좋은 정보가 될 수 있어 리뷰 기능 자체를 없애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플랫폼 자체의 민원센터를 만들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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