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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환영회·입학키트... 달라진 대학 새내기 맞이 문화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었던 지난해.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푼 꿈을 안고 대학 새내기가 됐지만 흔한 오리엔테이션(OT)이나 모꼬지(MT)는 꿈도 꾸지 못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각 대학과 학생 자치회에서는 비대면 신입생환영회를 진행하거나 입학 키트를 제공하는 등 21학번 새내기를 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신입생 환영회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나름의 돌파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시행착오 속 비대면 신입생환영회 진행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줌을 활용해 비대면 신입생환영회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상황에서 신입생 관련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처음 시도하는 비대면 행사이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해 입학한 서울대 철학과반 학생회장 정유진(22‧여)씨는 “줌이라는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아서 초기에 운영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환희(20학번·남)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대표는 "지난해에는 신입생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며 "신입생 환영회 행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어려웠다. 신입생 환영회 주최경험이 있는 선배들의 도움으로 비대면이지만 무난하게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철학과 대표 20학번 김민지(21‧여) 씨는 ”비대면 신입생환영회는 처음이다보니 기존 신입생 환영회와는 완전히 다른 행사로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친목도모 →학사정보 제공..."신입생간 교류 부족 아쉬워"

기존의 행사와 비교했을 때 올해 비대면 신입생환영회는 친목 도모보다는 정보 제공의 성격이 더 강했다.

김영운(25·남) 대진대 일본어학과 학생회장은 "학과와 동아리 소개 등의 정보 제공 위주로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신입생들끼리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은 남았다"고 전했다.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인 박정인(21‧여)씨는 "원래 신입생환영회는 친목도모가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도 "올해 신입생 환영회는 정보 전달에 힘을 주었다"고 전했다. 학과 수업, 교수 현황, 학교 주변 식당 등 학교 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재학 중인 조윤성(21‧남)씨는 ”대면 모임보다 훨씬 어색했다“며 ”친해지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존의 대면 행사에서는 2~3명씩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었지만 비대면 모임에서는 한 명이 이야기를 하면 다른 학생들이 모두 그 이야기를 들어야만 해서다.

 

비대면 신입생환영회에 대한 긍정적 반응.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신입생 반응은 '긍정적'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생을 비롯한 재학생들은 “나름 유익하고 친해질 수 있는 행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박수빈(20‧여)씨는 ”온라인상으로라도 같은 과 친구들과 선배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박환희 학생도 ”학부 관련 소식과 정보를 얻어서 유익했다는 신입생들의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행사여서 오히려 편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행사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대면 행사의 경우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은 학교까지 일부러 찾아와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행사여서 번거로운 이동이 없이도 신입생환영회에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또한 밤 늦은 시간까지 모임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 대면 행사라면 대중교통 시간에 맞추어 귀가를 했어야 했지만 온라인 신입생환영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대 음대에 재학중인 송모(21‧여)씨는 ”지역이나 시간 제약이 사라져서 새벽까지 온라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며 ”오히려 더 편하게 얘기하고 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마련한 새내기 키트. 방역용품·입학 축하장·텀블러·뱃지·새내기 자료집 등이 담겼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조아(cherish4235) 제공)


 

새내기 서러움 덜어주는 '입학 키트'

'입학키트'도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대학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입학처·학생지원팀 등 학교측뿐만 아니라 학생 자치기구인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및 과 학생회도 입학 키트 제작에 나섰다. 키트에는 문구류에서 생활용품까지 신입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물품이 가득 담겼다. 손 소독제와 마스크 줄 등 생활방역 용품도 동봉됐다. 물품 디자인에는 아이돌 팬덤의 ‘굿즈’처럼 대학 마스코트·로고·상징색을 적극 활용했다.

‘입학키트’ 제공 사업은 2020년 이전에도 합격증과 함께 볼펜·다이어리 등 간단한 문구용품을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지속되며 신입생의 박탈감이 커지자 키트를 제공하지 않았던 대학·단과대도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20학번을 제대로 환영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은 것. 학생자치기구들은 취소한 대면행사 예산을 신입생 맞이 사업으로 이전해 비용을 마련했다.

국민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올해 신입생 1000명을 대상으로 ‘새내기 키트’를 발송했다. 지난해 진행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이다.

국민대 비대위 기획국장을 맡고 있는 강효경(23·여)씨는 “2020년부터 비대면 소통이 지속돼 학우들과 학생회 간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내기들이 대학교에 왔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새내기 키트에는 대면 수업이 재개될 경우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방역지침서도 동봉됐다. 강씨는 "키트 신청이 1분도 안 돼 끝났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대면 수업과 행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희대 사학과 학생회장 차은빈(24·여)씨도 “지난해는 코로나19가 급작스럽게 확산돼 20학번 신입생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올해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신입생 입학 환영 키트를 제작해서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마스코트·로고·상징색을 활용해 ‘굿즈’처럼 디자인한 경희대 입학 키트 스티커. (사진=네이버 블로그 나는민주(kmjwh127) 제공)


 

새내기 환영받는 기분 들어”...학기 초 박탈감 해소

입학 키트를 받은 신입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영받는 기분이 들 뿐만 아니라 키트 내 물품이 실생활에서도 유용하다는 것.

아직 강의실도 가보지 못했다는 경희대 경영학과 21학번 강모(20‧남) 씨는 입학처와 총학생회가 제공한 ‘합격 키트’를 받은 후 “학교에 대한 애정도 더 커졌고 자랑스럽게 느껴져 (키트를) 알리고 싶다. 신입생으로서 환영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합격 키트 내 물품이 실용적이라는 반응도 전했다.

강씨는 “수업·동아리 소개 책자가 동봉돼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 수 있었다”며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용품 덕분에 자취 생활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국대 건축공학부 21학번 김경재(20‧남)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입학키트 사진을 보고 고교 선배가 ‘나 때는 저렇게 안 줬다’고 속상해했다”며 “대입 준비를 하느라 고생한 신입생들을 축하해준다는 생각이 들어 키트를 제공하는 문화가 꾸준히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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