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다양한 경로로 기부문화 즐겨요” 가치기부 나선 MZ세대

코로나19 겪으며 가치소비→가치기부
‘기부런’ 뛰며 운동과 기부 동시에
플랫폼 다양화에 부담 덜고 재미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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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돈이 아니더라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양한 기부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개인의 영향력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기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후원·모금 등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 기부 경로가 다양해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기부를 하나의 문화로 즐기며 친숙하게 느낀다는 것.

최근 MZ세대의 기부 참여 확대는 또렷한 수치로 드러났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월 코로나19 모금 현황을 중심으로 기부·모금 흐름을 분석한 ‘2021 기부 트렌드’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에 따르면 MZ세대는 지난해 코로나19 특별 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가운데 38.2%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 모금 당시 25.6%, 2019년 강원 산불 때 32.1% 등과 비교했을 때 청년 세대의 기부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행한 ‘2021 기부 트렌드’ 보고서 표지. 사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소비·가치소비→기부확산으로 연결

전문가는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MZ세대의 경향이 기부 참여 확대로 이어졌다는 의견을 전했다.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박미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은 그 관심을 자기 생활 속에서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관심을 두는 이슈에 작은 방식으로나마 참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이를 공유하는 문화가 청년층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불공정한 사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행동에는 지지를 쉽게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SNS나 인터넷을 손쉽게 사용하기 때문에 소통을 잘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이같은 MZ세대의 특성이 기부 활동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박 연구위원은 “사실 이전에도 청년층의 착한소비·가치소비가 두드러지고 있었지만 기부라는 형태까지, 특히 수치로 표현되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 젊은 세대가 나서 스스로 모금 활동을 기획·진행하며 (기존 가치소비 경향이) 기부 참여 확대까지 폭발적으로 옮겨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2월 비대면 방식의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개최한 기부런 포스터.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 저널)

 

후원·모금 아닌 기부런·기부굿즈

MZ세대는 단순 후원이나 모금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마라톤 등 자신이 평소 즐기는 취미와 함께 기부를 진행함으로써 만족감을 두 배로 느끼는 것. 일상 용품을 구입해 후원금을 전달하는 ‘기부굿즈’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재능기부 등 자신이 가진 특기를 살려 다양한 영역에서 기부에 참여하기도 한다.

‘기부런’은 기부와 런닝(running)의 합성어로 ‘비대면 마라톤’을 통해 참여하는 기부 형태를 말한다. 후원금 형식의 참가비를 내고 일정 거리를 달린 후 SNS로 인증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청년층은 △개인이 뛰고 싶은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다른 참여자와 온라인으로 교류하며 힘을 얻는다는 점 △운동과 기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기부런의 매력으로 꼽았다.

‘벤츠마라톤(아이들과미래재단)’, ‘코알라런(애니멀런)’ 등 지난해부터 기부런에 참여해 온 신나리(36·여)씨는 “평소 운동을 좋아해 마라톤에 관심을 갖던 중 기부런을 알게 됐다”며 “처음엔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뱃지·팔찌·에코백 등 ‘굿즈’를 구매함으로써 후원금을 기부하는 ‘기부굿즈’도 인기다. 일상 소품을 마련하며 동시에 가치 있는 일에 참여한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

지난달 유기견 후원 팔찌를 구매한 김예지(18·여)씨는 “학생 신분에서 기관이나 단체에 (지속적으로) 후원하기 부담스러울 것 같아 패션 소품인 기부 팔찌를 구매했다”며 “작게나마 유기견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 굿즈가 다양한 디자인으로 예쁘게 나오고 있는데, 패션 소품을 살 때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후원 팔찌를 구매해줬으면 좋겠다”고 동참을 독려했다.

‘Loopine’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터 윤향은(35·여)씨는 재능기부를 통해 후원금을 모아 유기동물을 임시 보호하고 있다. 재능기부를 통해 반려견 일러스트를 그려 주고, 다시 후원금을 기부 받는 ‘선순환’을 시작했다.

윤씨는 “임시 보호하던 반려견 병원비를 댈 수 없는 상황에서 내 재능을 살릴 수 없을까 고민했다”며 “10년 만에 다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인데 재능기부 덕분에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꼭 돈이 아니더라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양한 기부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부 경로·플랫폼 다양화가 참여율 높여

MZ세대는 이같은 기부 경로의 다양화가 참여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꾸준히 모발기부를 진행해 온 하진주(22·여)씨는 “단순히 기관이나 단체에 모금을 하는 고전적인 방법 말고도 게임·운동을 통해서 후원하는 식으로 기부문화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모발기부 경험이 있는 최호식(30·남)씨도 “단순히 기부의 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옷을 좋아하는 지인은 의류 기부에 참여했는데, 이처럼 물질적인 것 외에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다양한 기부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부 참여를 장려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점도 언급했다.

주목하는 사회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시 후원에 참여한다는 배혜림(28·여)씨는 “텀블벅 등 펀딩 플랫폼을 통해 기부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일시후원 방법이 많이 생겼다”며 “기부 경로와 방법이 다양해져 부담이 덜하고 재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유모(23·여)씨 또한 “코로나19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많이 사용하는데, 지난해 배달앱을 통한 결식아동 기부에 우연히 참여하게 됐다”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기부 문화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청년층은 쉬운 접근성을 선호하고 특히 불편함을 싫어한다”며 “꼭 청년층만을 위한 건 아니지만, 많은 기관들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모금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준비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층을 비롯한 다른 연령대도 더욱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고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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