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팩트체크] 백신 접종 거부한 보육교사에게 구상권 청구 가능?

구상권 관련 법 조항을 살펴보니
민법 제750조 및 제756조에 따라 '불법' 여부부터 판단해야
접종 거부 이후 감염만으로는 구상권 청구 어려워
방역수칙 위반 후 어린이집 연쇄감염시에는 구상권 청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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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육교사에 대한 강제 백신접종과 부당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현직 보육교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8일자로 올라온 ‘백신접종 거부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해고’ 기사를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주부터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묻는 설문지가 내려왔다”며 “시군구의 말로는 (백신 접종이) ‘권고사항’이라지만 어린이집의 상황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실상 반강제로 설문지를 작성한다”며 “예방 접종을 안 해서 혹시라도 감염이 되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권고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보육교사에 대한 백신 접종의 자유 보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로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직업군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를 정부 차원에서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

이때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와 백신 접종으로 감염 가능성을 줄이려는 어린이집, 병원 등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해 개인과 기관의 충돌이 지속되는 만큼, 청와대 청원글에 올라온 ‘백신 접종 거부한 보육교사에게 어린이집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팩트체크 했다.

지난 8일 ‘보육교사에 대한 강제 백신접종과 부당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구상권 관련 법 조항을 살펴보니

‘구상권’이란 ‘상환을 청구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특히나 타인을 위해 재산상의 이익을 부여한 자가 그 타인에 대해서 갖는 상환청구권으로, 일종의 반환청구권이라 볼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구상권이 인정되려면 ‘명백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고의는 ‘구성요건 실현에 대한 인식과 의욕’으로, 형법 제13조(범의)에 따라 구성요건 실현에 대한 그 의욕이 중시된다. 즉 명백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때 구상권의 청구가 가능해진다.

형법 제13조(범의)에서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구상권 청구는 일반적으로 민사 소송을 통해 행사하는 권리이기에 민법에서 관련 법 조항을 찾아보았다.

민법 제745조(타인의 채무의 변제) 제1항에는 ‘채무자가 아닌 자가 착오로 인하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채권자가 선의로 증서를 훼멸하거나 담보를 포기하거나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변제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때 동법 제2항에 따라 ‘전항의 경우에 변제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제1항에서는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적시했다.

동법  제2항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고, 제3항에는 ‘전2항의 경우에 사용자 또는 감독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각각 정의하고 있다.

정리하면 ‘피용자가 제삼자에게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혔을 때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으며, 이후 피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감염 상태로 4박 5일간 제주도 여행을 강행한 이른바 ‘강남 모녀’에 대해 제주도가 민사소송을 청구한 적이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를 언급하며 ‘확진자가 감염 후 방역수칙을 어기고 지역사회를 감염시킨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보상 및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때 민법 제 750조(불법행위의 내용)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구상권 청구를 위해서는 보육교사의 백신 접종 거부 및 그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이 ‘불법행위’ 혹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에서는 피용자가 제삼자에게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혔을 때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으며, 이후 피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백신 접종 거부 후 코로나 감염된 보육교사에에 구상권 청구 가능?→ ‘대체로 사실 아님’

보육교사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여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어린이집이 보육교사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김보겸 마에스트로 법률 사무소 변호사는 “구상권은 대표적으로 연대채무자 중 1인이 채무 전부를 변제한 후 내부 구상관계에 따라 자신의 부담 몫을 제외한 타인의 부담 몫을 청구하는 권리”라며 “구상권은 민법 제750조 이하 불법행위에 대한 변제에 따라 자신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한 경우 다른 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백신 미접종 행위가 법률이나 지침 등에 의해 명백히 불법으로 밝혀지는 경우로 한정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 미접종은 고의에 의한 결정으로 간주될 수는 있다. 하지만 불법행위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 백신이 자신의 감염을 방어할 수 있을 뿐 타인에게 재감염방지 효능이 충분한 것이 아니라는 점, 코로나 19의 추적이 어렵다는 점, 백신에 대한 의학적 안정성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보육교사의 백신 미접종과 타인에게 질병이 전파된 결과 간 인과관계가 충분하지 않고 증명도 쉽지 않아 불법행위로 인한 구상권의 발생 문제보다는 백신 접종을 거부한 보육교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자체가 우선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약 교사의 백신 미접종을 일종의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면 어린이집은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에 따라 구상권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만약 소속 교사의 백신 미접종에 대한 책임을 어린이집도 함께 부담했고, 이를 어린이집 측에서 전부 변제했다면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인정되는 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동찬 더프렌즈 법률 사무소 변호사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보육교사에게 백신 접종의 의무가 있는냐 여부”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보육교사의 백신 접종 의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으며, 백신 접종이 강제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개인에게는 백신 접종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보육교사가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는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

아울러 이 변호사는 “보육교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거부가 보육교사의 책임 범위에 있는지 혹은 이것이 불법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백신 접종은 방역 의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이 경우에는 보육교사에게 법률적 책임을 물을 소지가 없기 때문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나 “현재 백신은 젊은 세대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많이 일어나기도 하고, 안전성도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기에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만약 보육교사의 고의·과실 혹은 부주의로 인해 감염이 발생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변호사는 “만약 보육교사가 백신을 접종 했더라도, 개인 방역을 소홀히 한다거나 유흥업소에 출입하는 등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어긴 행위가 있었다면 어린이집은 이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덕명 법률 사무소의 현창윤 변호사 역시 “백신 접종은 본인이 동의해야 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 여부는 본인 신체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에 해당하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또한 현 변호사는 “구상권 청구는 고의·과실에 따른 행위일 것을 요하기 때문에 만약 단순히 백신을 거부하여 접종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 만으로 어린이집이 보육교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민법에 따라 보육교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보육교사의 백신 접종 거부가 ‘불법’ 이거나 ‘고의·과실에 따른 행위’일 필요가 있다. 이때 정부에서 보육교사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는 않은 만큼 이를 불법 행위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보육교사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육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에 출근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겨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된다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불법’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민법에서 제시한 손해배상 혹은 구상권 청구의 조건에 적합, 민사소송의 대상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화성시가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근해 가정형 어린이집의 집단감염을 촉발한 보육 교직원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 및 집단감염으로 발생한 방역 비용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보육교사 백신 접종은 본인 선택

청원글에 등장한 어린이집 이외에 현재 운영 중인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백신 접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문의해봤다.

경기도 화성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 백신 접종은 교사의 선택에 의해서 접종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절대 어린이집이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고 해서 해고할 수도 없다. 만약 해고했을 경우 교사가 법적으로 소송을 건다면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만약 보육교사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경우 구상권을 청구할 생각이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교사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코로나 걸렸다 하더라도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교사가 방역수칙을 어겨 코로나에 걸렸을 때 정부에서 어린이집에 행정 처분을 내린다고 공문이 온 상태이기에 늘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접종을 거부한 보육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어린이집에 집단감염 등 손해가 발생한다면 구상권을 청구하려는 다른 어린이집 원장들은 많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성시는 관내 어린이집에 ‘코로나19 집단발생 재발 방지를 위한 행정명령 공고’를 보냈다.

해당 공고에는 ‘어린이집 내 코로나 증상이 있는 교직원 발생 시 대표자는 해당 교직원에게 즉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해야한다’, ‘확진자 또는 접촉자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가 발생했거나 해당 시설을 방문·이용한 사실을 알게 된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고 아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항 제3호, 제46조, 제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고자 하며, ‘행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감염확산 시 발생되는 모든 방역비용 등에 대하여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이집이 보육교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다만 백신 접종 거부 후 코로나19에 감염, 방역수칙을 어기고 관련 법령을 어겼다는 불법 행위가 밝혀진다면 지자체 및 어린이집으로부터 손해보상 및 구상권 청구를 당할 수 있다.

 

/ 양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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