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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온라인스토킹’은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이 어렵다

스토킹처벌법 오는 9월 시행
문자폭탄 등 전형적 온라인 스토킹 外 처벌 어려워
반의사불벌죄 등 다양한 한계 有...제도적 보완 필요

'세 모녀 피살사건' 피의자 김태현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특별시 노원구에서 세 모녀가 살해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은 피해자 자매 중 언니 A씨에게 교제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 의사를 밝힌 A씨에게 김태현은 앙심을 품고 퀵 서비스 기사를 사칭해 집에 있던 A씨의 여동생과 귀가한 어머니에 이어 A씨까지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나 노원구 세 모녀가 살해당한 날은 22년만에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통과되기 하루 전이었다. 지속적으로 제정 필요성이 대두됐던 ‘스토킹처벌법이 조금만 빨리 국회를 통과했다면’ 등의 아쉬움이 쏟아졌다.

또한 김태현의 지속적인 스토킹에 생전 피해자가 여러 차례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이어지지 않아 살인까지 발생한 점에 대해 많은 이가 분개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스토킹 처벌법은 오는 9월 24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특히 온라인 스토킹을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나 “온라인 스토킹으로 인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의 일상조차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스토킹 처벌법으로는 피해를 구제하기 어렵다“며 “허가 없는 개인정보의 수집 및 가공, 이용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행을 앞둔 스토킹처벌법 관련해 ‘스토킹처벌법은 정말로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하기 어려운지‘ 사실을 확인해 보았다.

‘세 모녀 피살사건’ 피의자 김태현 (사진=연합뉴스)

 

스토킹처벌법이란

지난 1999년 15대 국회에서 당시 김병태 새정치국민회의 의원이 대표발의한 스토킹처벌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약 22년 만이다.

스토킹처벌법은 올해 2월까지 총 스물 한 차례나 발의했지만 스토킹을 ‘지독한 순애보’나 ‘비뚤어진 구애’로 정도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동안 스토킹은 법적으로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분류해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료 또는 과료 등에 그치는 등 경범죄로 취급했다.

하지만 국내 스토킹 발생 건수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신고 건수는 2018년 2772건에서 2019년 5486건으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오는 9월 시행하는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 가해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흉기 등을 소지한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량이 늘어난다.

스토킹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세 가지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등이다.

이때 법안에서 ‘스토킹범죄’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의하는 만큼, ‘지속성과 반복성‘을 인정받아야 처벌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스토킹처벌법에서 ‘스토킹’은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을 두는 행위로 규정된다.

또한 그동안 경찰이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없던 것과 달리, 이 법안을 통해서는  ‘스토킹 범죄 발생 우려가 있거나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나 스토킹 피해자나 주거지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급지 등의 긴급 응급조치를 취하고 이후 지방법원판사에게 사후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스토킹의 정의 (출처=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스토킹처벌법, 온라인 스토킹 처벌하기 어려울까→ ‘대체로 사실’

20일 오 대변인과의 통화에서 “온라인 스토킹에는 약 10가지 정도의 유형이 있지만, 스토킹처벌법은 이를 처벌하기에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확인 결과 이는 지난달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의뢰로 작성한 ‘온라인 스토킹의 실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의 내용이었다.

보고서가 나열한 온라인스토킹은 △개인정보를 알아내 저장하기 △사생활 캐내기 △원치 않는 글·이미지 전송하기 △개인정보를 이용해 당사자 사칭하기 △다른 범죄에 개인정보 이용하기 △개인정보를 유포해 범행 부추김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법률 전문가에게 ‘스토킹처벌법으로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법률 전문가의 의견이 갈렸지만 조금 더 많은 법률 전문가가 ‘스토킹처벌법으로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동찬 변호사(법률사무소 더프렌즈)는 “스토킹처벌법만으로는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하기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스토킹처벌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이 애매하다는 것.

이 변호사는 “형법은 기본적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따라야한다”며 “스토킹처벌법에서 사용하는 ‘기다리다, 지켜보다’등의 용어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토커가 피해자 주변을 지켜보고 있더라도 피해자쪽이 아닌 다른 곳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처벌이 애매해진다는 것.

또한 이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앞서 말한 명확성의 원칙 이외에도 형벌최소의 원칙, 포괄입법 금지의 원칙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토킹처벌법의 ‘접근하다, 따라다니다’에 따라 처벌할 경우 이것이 개인의 행동을 최소로 침해해야 하는 ‘형벌최소의 원칙’을 어길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스토킹의 정의 중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의 용어 역시 보다 포괄적인 경향이 있다”며 “처벌을 위해서는 범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어떤 사람이 호의를 갖고 문자를 보냈으나 피해자가 불안감이나 공포를 느낀 경우 의도와는 상관 없이 처벌이 이뤄질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 변호사는 “현재 스토킹처벌법으로는 온라인 스토킹 등을 처벌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명확성의 원칙·형벌최소의 원칙·포괄입법 금지의 원칙 등에서 위헌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차라리 스토커가 접근금지 가처분을 위반했을 때 이를 처벌하는 수위를 높이는 게 스토킹 피해를 막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마에스트로 김보겸 변호사도 “정보통신망을 통해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메세지나 사진 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경우 외의 온라인 스토킹을 스토킹처벌법으로 모두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형법의 경우 명확성의 원칙에 의한 법 해석이 요구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형법은 법의 해석 상 범죄구성요건에 대한 법관의 자의적 해석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특히 행위에 대한 국민의 예측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명확한 규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령에 기재되지 않은 다소 모호한 행위들을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것.

그는 이어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소 불쾌하거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도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연락이 없는 행위들을 모두 독단적으로 스토킹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 이미 개인정보의 불법취득 및 유포와 관련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타 법안에서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는 것 등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연락이나 방문 등이 없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행될 스토킹처벌법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목적과 최근 스토킹을 통한 강력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스토킹 이전에 피해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일련의 행위가 추후 스토킹과 연결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와 같은 행위들에 대해서도 불법성을 면밀히 심리하여 실제 스토킹 범죄의 처벌 시 양형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세희 변호사(법률사무소 밝은빛)는 “스토킹처벌법 자체에서 온라인 스토킹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현재 스토킹처벌법에서 스토킹의 행위를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기에 우리가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온라인 스토킹의 내용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보통신망인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피해자에게 원치 않는 글이나 이미지를 보내는 것과 같은 대표적인 온라인 스토킹 정도는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

조 변호사는 “온라인 스토킹의 실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처럼 ‘개인정보를 알아내 저장하기, 피해자 사칭’ 등의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문서위조법’ 등의 다른 법률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며 “법적으로 스토킹을 규정하는 것이 불분명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가해자의 의도 및 행적을 밝히다 보면 스토킹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외에도 스토킹처벌법으로 온라인 스토킹을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현재 법안에서 스토킹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제시하기도 한다.

오 대변인은 “온라인 스토킹은 단 한번의 행위만으로도 피해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현재 스토킹처벌법과 관련, 지속성과 반복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하여 보완을 준비 중인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토킹처벌법 다양한 유형 스토킹 반영 못해

스토킹처벌법에 대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발의한 ‘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에서 스토킹 유형의 구체화, 처벌 수위 강화, 피해자 보호 위한 실질적 조치 내용 등을 담았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시행 예정인 스토킹처벌법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스토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촬영과 관련해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등을 온라인에 유포할 경우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원안에 있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과정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촬영에 의한 스토킹 등은 성폭력 처벌법에 의해 처벌되고는 있다”면서도 “피해자의 수치심을 유발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만약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어도 불안에 떨고 있는 피해자를 보호할 법안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스토킹은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취득해 이를 대가로 협박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가 가해자를 스토킹으로 신고하면 추가 스토킹 같은 보복 범죄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이런 경우 신고자에 대한 신변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피해자 동선에 따라 CC(폐쇄회로)TV를 구축하는 법이나 핫라인을 구축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것.

장 의원실 관계자는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보호법을 따로 제정한 것처럼 스토킹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보호규정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출처=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홈페이지 갈무리)

이외에도 스토킹처벌법만으로는 온라인 스토킹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스토킹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스토킹처벌법에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남아있어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할 경우 처벌을 하지 않는다. 이때 이를 악용하여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 강제로 고소를 취하하고자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반의사불벌 조항은 반드시 빠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스토킹처벌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스토킹 범죄 대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나 ‘세 모녀 피살사건’을 언급하며 “오늘 공포된 법률이 충분한 스토킹 대책을 담고 있는지 추가로 점검해 달라” 말했다. 아울러 “미흡하다면 시행령을 통해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마련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라”고도 강조했다.

22년만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이 범죄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가해자 처벌 및 그 절차에 관한 특례와 스토킹범죄 피해자에 대한 각종 보호절차를 마련해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여 건강한 사회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 그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이때 시행 전부터 스토킹처벌법의 한계와 아쉬움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스토킹 유형을 규정하여 ‘세 모녀 피살사건’과 같은 끔찍한 사건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 양지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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