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주말마다 구제하는 졸부 형이다”

‘큰 돈 벌었다’며 글 올리지만 대부분 거짓
과거 주식 커뮤니티서도 유행...놀이문화로 자리잡아
전문가 “불확실성 느껴 타인 상황 알고자 커뮤니티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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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구제해주는 졸부 형이다! 글 추천하고 계좌 댓글로 달아라”, “도지로 200억 만들었다. 구제 간다”

최근 비트코인 관련 커뮤니티에서 비트코인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며 돈을 잃은 사람들을 ‘구제’해주겠다는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돈을 잃은 사람들을 구제해주겠다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사진=비트코인 커뮤니티 캡처)

글을 올리는 이들은 자신의 자산 금액을 인증하며 댓글에 계좌번호를 남기면 돈을 보내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인증사진은 대부분 조작된 사진이다. 실제로 돈을 받았다는 이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글엔 댓글 수십개가 달린다. 계좌번호와 함께 ‘결혼준비자금을 몽땅 날렸다’ ‘돈이 없어 3일째 라면 한개로 버티고 있다’ 등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이러한 패턴은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주식·주식선물 등 돈 관련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커뮤니티 내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반응이다.

일명 ‘구제글’에는 글쓴이의 과시욕구·인정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커뮤니티에 모이는 배경엔 사람이 비트코인 투자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타인의 상황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도지코인으로 45조 벌었다고? 거짓글에도 댓글 수십개

구제글을 올리는 이들은 주로 보유자산을 인증하는 사진을 올린다. 큰 돈을 벌었으니 돈을 잃은 이들에게 돈을 보내 구제해주겠다는 것.

그러나 인증사진은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 우 모씨는 “구제글에는 대부분 웹사이트에서 보유 금액을 캡처한 이미지가 올라온다”며 “이런 이미지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코드 몇 개만 조정하면 쉽게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돈을 주겠다는 내용도 대부분 거짓이라는 반응이다.

커뮤니티 이용자 전 모씨(19·남)는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글들 대부분이 구제글인데 거의 돈을 안 준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전에 보유자산이 5경이라는 인증사진도 봤다. 대부분 거짓이다”라고 덧붙였다.

구제글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돈과 관련한 주제의 커뮤니티에서 이런 패턴의 글을 자주 접한다고 했다.

우씨는 “비트코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주식·주식선물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글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이용자 김모씨(25·여)도 과거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 구제글을 봤다고 했다. 그는 김 씨는 “게임 ‘동물의 숲’ 화면을 인증사진으로 올린 사람들도 봤다. 딱 봐도 거짓인데 계좌번호가 수십개 달렸다”며 “이용자들이 재미로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소수지만 돈 보내주기도…“일종의 쉬운 투자”

한편 극소수지만 구제글에 댓글을 남긴 이들에게 돈을 보내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 이용자 박 모씨는 “드물지만 선의의 목적으로 구제글을 올리고 도와준 사람도 봤다. 실제로 돈을 받은 사람의 인증글을 봤다”고 전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도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구제글을 볼 때 돈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만 아예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피자 쏜다, 치킨 쏜다는 글이 올라오면 가끔 받는 사람들이 있다”며 “댓글로 계좌번호를 남기는 건 간단하니 이용자들이 쉽게 시간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제글이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게시자가 글을 올리면 계좌번호를 달고 반응하며 이용자들이 재미를 얻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서로 역할 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불확실한 상황서 타인 알고자 커뮤니티 이용

 

(사진=이미지투데이)

또 글쓴이가 과시하고 싶은 부분만 편집해 올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다고 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종종 자신의 모습을 실제보다 더 화려하고나 거짓되게 꾸며 인정받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특성이 커뮤니티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트코인 투자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선 타인의 상황을 확인하려는 심리인 ‘참조 준거’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래서 이용자들이 커뮤니티를 찾는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투자로 돈을 잃었을 땐 주변에 하소연하기 어려운데 익명인 공간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종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공감해주면 위로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냅타임 권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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