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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몰이 2000원 더 싸요"… D2C 강화하는 기업들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 확대를 위해 자사 쇼핑몰 구축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d2c(direct to customer)' 사업이 성장세가 나타나는 것.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견인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자 온라인 쇼핑이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어서다.

아울러 고객 정보에 관한 빅데이터 수집이 매출과 직결되자 기업들은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에 머물던 대기업의 d2c 도입률은 2024년 20%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품질·교환·환불' 등 공홈 구매가 '정답'

소비자들이 반응도 긍정적이다. d2c가 쇼핑을 하나의 놀이로 여기거나 브랜드만의 감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홍장우 씨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매니아다. 특히 조던이나 에어포스 시리즈 등 운동화를 수집하는 게 취미인 그는 모든 제품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구매한다.

홍씨는 "제품 가격이 비싼 반면 오픈마켓 등에는 짝퉁 제품도 많다"며 "오픈마켓보다 비싸더라도 정품 인증이 확실한 공식 페이지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어 "신상품도 공식 홈페이지로 구매한다"며 "같은 라인일 때 공식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신상품을 취급한다. 오픈마켓에는 비교적 지난 시즌 제품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보이차를 즐겨마시는 김희건 씨는 "차(茶)는 워낙 가품이 많다보니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려 한다"며 "또 중간 유통과정 없다보니 왠지 모르게 (공홈에서 구매한) 제품이 더 신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공식 홈페이지(공홈)를 애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객서비스 대처가 빠른 점도 있다.

김유나 씨는 운동복과 피부관리 제품 등 오픈마켓을 통해 손쉽게 구매 가능한 제품도 공홈을 이용해서 구매한다. 김씨는 "제품에 문제가 있어 교환을 할 때 공홈의 대처가 훨씬 빠르다"며 "교환이나 환불 생각에 스트레스를 덜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예상 외로 '똑똑한 소비' 가능해

김씨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보통 공홈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비싸게 주고 산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회원가입 축하금, 이벤트 쿠폰 등을 적용하면 오픈마켓과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온라인 몰에서 '가입 축하금'이나 '첫 구매 할인 쿠폰'등을 준다. 뿐만 아니라 '클리어런스 세일'등을 자사몰에서 단독 기획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온라인몰에서 의류 구매를 즐기는 구세영 씨는 "오픈마켓이 (판매원가보다) 상시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면 공홈에서는 이따금씩 파격적인 할인을 한다"며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하면 이 때 많은 옷을 사게 된다"고 전했다.

구씨는 제품의 디테일을 자세하게 확인하고 제품을 활용한 룩(옷차림)을 볼 수 다는 점도 공식 홈페이지 구매의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특정 브랜드가 갖는 감성이 좋아 그 브랜드의 옷을 구매하는 건데 공홈에서 볼 수 있는 룩은 평소에 즐겨 입는 옷 스타일과 비슷해 코디에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홈에서 구매했을 때만 함께 오는 스티커 등 제품의 굿즈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케이스를 제조하는 A사 제품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 플랫폼별 가격이 다르다. 왼쪽은 A사 공식 홈페이지, 오른쪽은 오픈마켓 B시의 판매가격. (사진=각 사 홈페이지)


 

광고비·수수료 절감 및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장점

신발 브랜드 LUT 관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 자사몰을 운영할 경우 분산된 광고비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며 "오픈마켓 등 여러 업체에서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판매 건별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리테일과 홀세일, 홈쇼핑 분야까지 d2c 확대 운영을 계획 중이다.

그는 "납품을 하고 있는 각 오픈마켓마다 광고를 하고 있다"며 "회사 직영몰 운영을 강화하면 기존에 지출하던 광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사몰 운영을 통해 고객 특성별 제품 선호도를 파악한 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LUT 관계자는 "보통 오픈마켓에서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툴(고객 정보 분석 장치)는 제한적이라 고객을 분석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자사몰에서는 네이버나 구글에서 제공하는 분석 툴을 이용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추천 등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라 덧붙였다.

 

"d2c의 성장이 오픈마켓의 쇠퇴는 아냐"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d2c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요즘엔 개별 쇼핑몰에서도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또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확실한 보증을 받으면서도 저렴하게 구매하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중간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소비자와 판매자간 윈-윈하는 것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공홈을 통한 쇼핑은 오픈마켓이 갖지 못한 '새로움'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픈마켓은 같은 제품을 두고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목록은 늘 똑같다"며 "공식 홈페이지는 새 상품의 업로드도 빠를 뿐더러 시각적인 즐거움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브랜드만의 감성이 담긴 홈페이지 디자인과 구성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것.

하지만 d2c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해서 오픈마켓을 비롯한 오픈마켓 시장이 침체 중인 것은 아니다.

잡코리아가 제공하는 기업정보에 따르면 오픈마켓의 선두주자인 쿠팡의 2017년 매출액은 2조 6813억원에서 2018년 4조 3476억원, 2019년에는 7조 1407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95% 상승한 13조 9천억 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픈마켓을 비롯한 이커머스를 애용 중"이라며 "오픈마켓이 제공하는 정보 탐색의 비용과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너무나 큰 강점이란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스냅타임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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