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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하' 인기에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했지만... 반응은 '싸늘'

“기존 iOS 이용자는 ‘즐길 만큼 즐겼다’는 생각으로 이탈하고, 뒤늦게 유입된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별 거 없다’는 실망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슬이·29세)

“인기가 하락세인 게 아니라 반짝 떴다가 사라졌다. 잠깐 유행했던 ‘대만 카스테라’와 똑같은 상황이다”(김도형·26세)

 

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지난 19일 안드로이드 버전도 선보였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신규 이용자들은 새로운 서비스 경험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이미 줄어든 이용자 수가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폐쇄성과 휘발성이라는 서비스의 고유한 특징이 오히려 단점이 돼 돌아온 모양새다. 초기 인기몰이를 주도했던 유명 인사들도 찾아볼 수 없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실시간 음성 기반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3월 출시한 클럽하우스는 올해 2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등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다만 아이폰 모바일 운영 체제인 iOS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진=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새로운 경험 만족스럽지만 이용자 감소로 활발한 소통 부족

서비스 출시를 기다려 온 국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앱이 나오자마자 설치했다”며 기대감이 높았다고 전했다.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지켜만 본 탓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경험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선구(34·남) 씨는 “이것(클럽하우스) 때문에 아이폰을 구매할까 생각도 했지만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참았다”며 “IT 업계에 관심이 있는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편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씨는 “매일 보던 영상 콘텐츠 시장보다는 새롭다”며 “아직까진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비스 이용을 기대했으나 불만을 느꼈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내 인기가 이미 시들해져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슬이(29·여)씨는 “이용한지 나흘밖에 안 됐는데도 봤던 방만 또 보인다”며 “계속 이용하고 싶지만 (이용자가 생각보다 적은) 지금의 분위기라면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 기존 iOS 이용자들도 초기에 비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클럽하우스 앱을 아이폰에서 삭제했다는 김도형(26·남)씨는 “유명 인사가 대거 접속해 반짝 인기를 끌었던 것”이라며 “새로운 기능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현진(25·여)씨도 “방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참여해야만 전체 흐름과 정보를 알 수 있어 품이 많이 들었다”며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얻기에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클럽하우스 내 초대장 전송 화면. (사진=클럽하우스 캡처)


 

폐쇄성·휘발성 양날의 검이었나...차별화 요소가 되레 단점으로

클럽하우스는 서비스 초기 다른 오디오 플랫폼과 차별화된 요소들로 이목을 끌었다.

기존 이용자에게 초대장을 받아야만 새로 접속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가 그 예시다. 대중이 ‘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을 뜻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느끼도록 자극했다.

△사진·영상 공유 △채팅 △대화 녹음 등을 허용하지 않아 정보 휘발성도 보장했다. 이용자들이 내밀한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소수자 커뮤니티’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이같은 고유함은 오히려 이용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서비스 폐쇄성은 '권력화 된 소통'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며 외부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기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용한 시간에 비해 남는 게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외에도 △높은 유명 인사 의존도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 △콘텐츠 질 저하 등이 국내 성장을 가로막은 원인으로 꼽혔다.

신규 이용자들은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으나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슬이 씨는 “이미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시들해진 시기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했다”며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신규 이용자를 노릴 거였다면 초기 아이폰에서 서비스를 출시할 때와는 다른 마케팅 전략이나 새로운 기능이 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 산업 성장 위해선 수익 모델 접목 필요

전문가는 클럽하우스의 반짝 인기 및 하락세를 두고 “오디오 기반 플랫폼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한 결과”라며 “흥미도 등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오디오 플랫폼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위해선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접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며 ‘소그룹 커뮤니티 문화’와 ‘오감을 활용하는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오디오 기반 플랫폼이 생생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건 분명하지만 청각을 활용한다는 특성에 맞도록 소통 환경과 콘텐츠 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클럽하우스의)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도 “오디오 시장 전체는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디오 기반 플랫폼에) 광고 수익 등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면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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