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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4000원짜리 빙수는 사치? “분위기·서비스도 함께 경험”

특급호텔 6만원 안팎 ‘프리미엄 빙수’ 출시
특별한 가치·경험 위해 지갑 여는 MZ세대
전문가 “작은 사치로 스트레스 덜 수 있다”
작은 사치 명목으로 한 ‘소비 합리화’는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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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4000원(신라호텔 서울),  6만원(롯데호텔 서울), 4만 8000원(웨스틴조선호텔). 한 끼 식사비용으로도 매우 높은 금액이지만 이는 모두 빙수 가격이다.

지난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특급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언뜻 과해 보이는 가격대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엄 빙수’ 열풍의 중심에는 ‘가치소비’와 ‘작은 사치’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가 있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대상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남들과 다른 경험을 얻고자 하기 때문.

이들은 단순히 빙수라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6만4000원’이라는 빙수 가격에는 특급호텔을 방문하며 느끼는 만족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려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려는 욕구가 모두 포함됐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스스로에게 나름의 보상을 주기 위해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를 누리는 모습이다.

 

시그니엘 서울 코코넛망고 빙수. (사진=롯데호텔)

 

가치소비·작은사치 소비문화 담은 프리미엄 빙수

프리미엄 빙수는 가치소비와 작은 사치라는 MZ세대의 소비문화 특성이 반영된 대표적인 품목이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나 누리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는 소비재를 과감히 소비하는 성향을 가리킨다. 여기에 명품 의류·가방 대신 식료품·화장품 등 비교적 작은 제품에서 사치를 부리는 ‘작은 사치’ 소비문화가 더해졌다.

이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빙수 소비는 MZ세대의 놀이문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호텔 로비에서 대기하며 사진을 찍고, 빙수를 먹은 후 그 경험을 담아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과정까지 소비에 포함되는 것.

애플망고 빙수를 찾아 서울 한 호텔을 방문했다는 김지은(26·여)씨는 “특급호텔을 방문해 프리미엄 빙수를 먹는 건 단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색다른 경험”이라며 “젊은 세대의 특성 중 하나가 본인의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며 자랑하려는 심리인데, 프리미엄 빙수를 찾는 이유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모(29·여)씨도 “소비를 할 때 어떤 가치를 중요시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빙수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호텔을 방문한 날의 분위기, 서비스 모두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기 때문에 과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빙수를 내놓는 호텔업계도 MZ세대의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

4월부터 프리미엄 빙수 판매를 시작한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프리미엄 빙수를 찾는 고객 중 대략 60~70% 정도는 2030세대”라며 “호텔 메뉴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해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 불투명한 미래보다 현재 행복 위해 작은 사치 경험

전문가는 작은 사치에 대해 “이색적인 경험으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소비문화”라고 설명했다.

전성민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에게 프리미엄 빙수는 SNS에 올려 자랑할 수 있는 소재이자 이색적인 경험,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소비 품목”이라며 “이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지갑을 연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열심히 저축하며 미래를 계획했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소비가 과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MZ세대에게는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소비 행동이 바로 작은 사치”라고 전했다.

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는 “작은 사치가 MZ세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순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 교수는 “작은 사치는 ‘고생이나 노력에 대한 보상’과 ‘누적된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충동적 일탈’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참고 견뎌내려는 것보다 때때로 작은 일탈을 함으로써 털어버리는 편이 정신적으로 훨씬 더 건강하다”며 “(작은 사치를 통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선물을 줌으로써 자존감이 높아진다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모든 소비를 작은 사치로 합리화하면 안 돼욕구 조절과 분배 필요

한편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비교해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욕구를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과소비를 합리화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로 수입에 비해 지출이 과할 때 과소비라고 말한다”며 “젊은 세대가 프리미엄 빙수 등을 일상적으로 빈번히 소비하는 게 아니므로 무조건 과소비로 치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갖고 있는 자원에 비해 욕구가 더 큰 게 일반적”이라며 “(자신의 모든 소비를) 마냥 작은 사치로 합리화하다 보면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맞지 않고 개인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현실의 고단함을 덜기 위해 작은 사치를 부리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순 없지만 일상화와 습관화는 경계해야 한다”며 “욕구를 잘 조절하고 분배하는 자세, 수익과 지출을 비교하며 적절한 수준의 소비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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