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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지 리포트는 옛 말’…대학 과제물도 ‘영상’시대

코로나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 기인
광고‧영화 등 전공 외에도 영상과제 제출 증가
전문가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특성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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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대학 내 많은 문화가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을 꼽을 수 있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 한 가운데 최근에는 수업 중 과제물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글이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글이나  PPT 형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과제도 영상물로 제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처음 시작된 지난해 3월 대면 소통이 불가능해지자 다수의 대학, 수업에서 ‘자기소개 영상’을 제작하는 과제가 유행했다.

가천대의 교양수업 과제였던 유튜브 영상 중 한 편은 무려 54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에 ‘영상 과제’, ‘영상 제작 과제’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개인이 과제 제출용으로 만든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영상 관련 학과 아닌데도 ‘영상 과제’ 내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유튜버 ‘밥솥’ 씨. 그는 최근 전공 수업의 과제로 경기도 수원시의 복지 시설물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했다.

그는 “여느 학과들처럼 이전엔 컴퓨터로 타자를 쳐야하는 리포트 형식이나 ppt 형식의 과제가 대부분이었다”며 “때문에 영상 만들기 과제가 특이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게임 영상을 만들거나 타인의 부탁 등으로 영상 편집 경험이 많았다는 그는 “자주 해봐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이번 과제는 직접 촬영도 해야 했다. 촬영 영상을 편집하는 것은 처음이라 영상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편집하는 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어일문학과에 재학 중인 유튜버 ‘어바웃 수지’ 씨도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면서 제출하는 영상 과제가 늘었다고 한다.

그는 “비대면 수업의 경우 조별 과제를 수행하기가 힘들다”며 “과제를 개인 단위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영상물 과제를 요구하는 수업이 많아졌다”고 했다.

수지씨는 3년 전 일본에서 유학을 시작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영상 촬영이나 편집에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영상 제작 과제가 기존 문서 형태의 과제보다 불리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제출할 영상 과제는 많아지지만 주변에 영상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학우들도 많다”며 “최근 다들 (영상 과제에) 이전보단 익숙해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광고, 디자인, 영화 등 영상제작과 관련이 많은 전공분야 외에도 영상과제물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CF’부터 ‘뮤직비디오’까지…콘텐츠 종류도 다양해

영상 콘텐츠의 종류와 그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에 재학 중인 김미수(22·여) 씨는 자기소개 과제로 자신의 음악과 노래 취향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김씨는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는 과제였는데 영상으로 만들다 보니 (글보다)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과제 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며 “기존 글로 작성한 리포트는 제출하고 나면 끝이지만 영상과제는 유튜브에 게재한다. 내 노력이 깃든 결과물을 모두와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영상’ 과제가 보편화하면서 영상의 형태는 브이로그와 CF 형태까지 확장됐다.

어바웃 수지씨는 자신의 전공인 일어일문학과 홍보 과제를 마치 상업 광고 CF처럼 만들었다. 30초 길이의 영상엔 수지씨의 일본 유학 생활 모습, 국내 대학 내 생활 모습 등이 일본어 자막과 함께 담겨있다.

의상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정우(25·남) 씨도 전공 수업의 과제로 학과 홍보 영상을 제작해 제출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자기소개 영상뿐만 아니라 학과소개 영상·학술제에 낼 영상까지 만들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학기 말 진행할 패션쇼의 콘셉트를 영상물로 제작해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저학년 때 전공 수업은 대부분 글로 쓰거나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해 과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많은 수업에서 영상 제작 과제를 내줬다”며 “영상 과제는 품이 많이 들지만 재밌고 생산적이다. 디자인 분야다 보니 학부 수업에 불과할지라도 (영상 형식의 과제가)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훨씬 풍부해진다”고 전했다.

대학 수업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주관하는 ‘서포터즈’ 등의 대외활동 역시 활동 과제로 ‘영상 제작’을 선호하는 추세다.

유인서(24·남) 씨는 KT&G에서 주관하는 ‘상상 프렌즈’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그는 또래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서울’로 서울을 홍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주요 활동 내용이다.

그는 최근 한강을 홍보하기 위해 조원들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유씨는 “요즘 유행하는 피식대학의 매드몬스터를 따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해 가상의 댄스동아리를 만들었다”며 “한강을 배경으로 노래에 맞춰 동아리원들과 춤을 추는 것이 영상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발생 전에는 (대외 활동이)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대면 모임이 불가능해지자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할 수 있는 디지털 영상 콘텐츠가 코로나19 시대에 적격인 것”이라 덧붙였다.

 

“MZ세대, ‘글’보단 ‘영상’이 익숙해”…”자연스러운 흐름”

강재원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영상물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업 방식뿐만 아니라 과제를 내고 제출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영상으로 진행됐다”며 영상 과제가 보편화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강 교수는 “MZ세대는 영상물과 친한 세대”라며 “어릴 때부터 영상과 함께한 세대다 보니 글보단 영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게 더 익숙할 수 있다”며 “자기 자신을 동영상으로 표현하고, 또 그런 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접해왔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상물 과제가 그들의 이해를 돕는데 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학 내 과제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영상과제 제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모두 영상물 과제를 제출하면 학교 서버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제작물을 유튜브에 게재한 후 링크를 제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물에 대한 사용빈도가 높아진만큼 학생들이 양질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을 검토할 뿐만 아니라 대학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냅타임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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