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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통령 게임 마인크래프트 한국선 ’19금’ 전락 위기..왜?

유명 게임 '마인크래프트' 한국에선 19세 미만 이용 불가 공지
이용자들 "게임 셧다운제는 부당한 제도...폐지해야"
폐지 반대측 "청소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게임 셧다운제’에 발목이 잡혀 한국서는 19금 게임으로 전락할 위기다.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엑스박스라이브( Xbox Live) 계정으로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운영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해당 계정은 국내에서는 성인만 인증이 가능해서다. 

마인크래프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근본 원인인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서도 가르치는데..19금 전락 위기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속 세상에서 건축, 모험, 농사 등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블록게임이다. ‘초통령 게임’이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로 저연령대에서도 인기다. 심지어 코딩 교육 등을 위해 이를 교재삼아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

이용자들은 ‘오픈 월드(사용자가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며 구성 요소들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게임)’를 속에서 다양한 세계를 구축하고 공유한다. 게임 개발사 ‘모장’에 따르면 2020년 기준 2억 장이 판매됐으며, 전세계에서 월간 1억 4000만명이 플레이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에 올라온 미성년 게이머 ‘감튀’의 ‘무릉선향도’ (사진=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국내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네이버 카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이하 우마공)’은 약 3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페의 매니저이자 대표인 전현수 씨는 “운영진 중에는 마인크래프트 관련 개발 활동을 계기로 유수 대학의 컴퓨터 관련 학부에 진학한 사람도 있다” 고 귀띔했다. 전씨는  “마인크래프트는 이용자가 직접 건축물을 쌓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소품을 디자인하는 등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게임”이라고 치켜세웠다.

마인크래프트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메타버스’형 게임으로도 주목 받았다. 청와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워지자 작년 어린이날 행사를 ‘마인크래프트’로 온라인상에서 구현한 사이버 청와대에서 열기도 했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한 청와대 (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쳐)

게임을 통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교육용 게임으로도 각광받은  마인크래프트가 사실상 ’19금(禁)’이 된 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계정 운영 방침이 바뀐 때문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스웨덴의 게임회사 ‘모장(Mojang)’ 이 제작한 게임으로 2011년 정식 출시했다.  2014년 MS사가 ‘모장’을 인수하며 기존 ‘모장 계정’과 MS사의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 계정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해  MS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계정의 보안 문제를 이유로 모든 이용자들은 MS계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환시기는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MS사의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은 한국에서는 ‘게임 셧다운제'(청소년보호법 제26조)로 인해 성인만 개설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일  MS 계정으로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미성년자의 경우 자기 명의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Minecraft Java Edition(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사진=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처)

이용자들 “계정전환 아닌 게임셧다운제가 문제”

게임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 소관의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선택적 게임 셧다운제’로 나뉜다. 이중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는 만 16 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0~6시)의 인터넷게임 이용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제26조를 가리킨다.

전현수 우마공 대표는 셧다운제가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게임은 이미 하나의 문화이자 산업이고, 관련된 직업군이 상당하다”며 “게임의 이런 가치에도 불구하고, 마인크래프트뿐만 아니라 많은 게임이 한국의 특이한 게임 규제 앞에 곤혹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의 심야 접속 차단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경우, 아예 미성년자 이용 불가 게임을 제작한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마인크래프트’ 이용자인 설태호(18)씨는 “이미 게임을 구매한 청소년은 금전적 손해도 볼 수 밖에 없는데다,  규정대로면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거다 말이 되냐”고 어이없어 했다.

허준현(17)씨는 “14살 때,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밤에 게임을 하려 했는데 셧다운제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부모의 허락을 통해 예외를 허용하는 조항도 없어 문제일 뿐더러, 게임이 ‘팀플레이’기 때문에 내가 빠져 팀원에게 민폐를 끼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개발자를 꿈꾸는 박상우(21세·남)씨는 “이러한 규제가 게임 개발에 대한 의욕을 꺾는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고등학교시절 직접 만든 게임을 ‘스팀(Steam·온라인 게임 유통 시스템)’에 올리려 했으나 게임 셧다운제로 인해 등록이 어려워 국적을  다른 나라로 바꿔 올린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 인권보호 시민단체인 아수나로의 장은채 상근 활동가는 “어떤 집단이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 등에게도 가해졌던 것”이라며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청소년이 게임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만큼 중독된 상태라면 지원 센터를 마련하거나 환경 개선을 통해 지원할 일이며 단순히 몇 시간 이용 금지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임 ‘마인크래프트’ (사진=이데일리 DB)

정치권에서도 게임 셧다운제 개정 또는 폐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각각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 의원은 전면 폐지를, 강 의원은 부모 동의 하의 조건부 완화를 내걸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허 의원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위상이 바뀐 상황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같이 훌륭한 e스포츠 문화를 가진 우리 게임은 새로운 한류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여전히 게임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고, 게임 과몰입을 중독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폐지 반대 측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게임 셧다운제 도입에는 2010년에는 게임 중독에 빠진 중학생이 자신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살해한 후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게임 셧다운제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 과몰입 방지 치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6세 양모씨는 “주변 사례를 보면 게임하다가 밤을 샜다는 얘기가 많기 때문에 게임 셧다운제를 하면 수면권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강제로 게임을 종료시키는 방식이 청소년 입장에서 썩 즐겁지는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셧다운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임 관련 블로그를 운영중인 A씨(30)는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제한하는게 아니라 보호하는 복지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A씨는 “밤에 잠깐, 중독성 강한 온라인 게임에서 청소년을 격리하는 건 간섭과 강압이 아니라 보호”라고 강조했다.

강신성 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오로지 온라인 게임을, 단지 6시간동안 제한하는 것이 청소년의 행복권을 뺏는다고 보지 않는다”며 “청소년을 과도한 중독에서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장치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가 “게임과 문제행동 간 상관관계에 추가 연구 필요”

전문가들은 셧다운제 도입 배경인 폭력성 증가 등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문석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게임 셧다운제의 근거가 된 몇몇 주장들은 과학적으로 입증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폭력적 성향, 과몰입 등이 게임의 원인인지 결과인지가 불명확하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특정 문제적 행동의 원인이 게임이 아니라, 게임 이용자의 가정환경 등 환경 요인이 원인이라면 그것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게임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관한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청소년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을 더 꼼꼼하게 설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만을 ‘0~6시’ 동안 규제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냐는 것이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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