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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스타 '누누씨'를 만나다…"빵 좋아해 식빵이 만들었죠"

인스타그램 팔로워 7만 6000명.

요즘 MZ 세대 사이에서 뜨고 있는 캐릭터 '누누씨'가 계정을 연 지 단 5개월 만에 얻은 성과다. 누누씨의 특징인 3D 캐릭터와 '마이웨이' 문구가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비결이다.  MZ세대 트렌드 분석 서비스 '캐릿'에서는 누누씨를 1020 사이에서 뜨는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이번에 안 되면 다신 그림을 그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

서울 마포역 근처 카페에서 만난 이수민 작가(누누씨). 이 작가는 누누씨 같은 그림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이번이 네 번째라고 했다. (얼굴은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에 누누씨 이미지로 대체했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역 근처 카페에서 이수민 작가를 만났다. (사진=공예은 기자)


이 작가는 2019년부터 SNS에서 그림 계정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유행을 좇으며 남들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그리려고 했다"며 누누씨 이전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

누누씨를 만들기 전에 이 작가가 그린 그림이다. (사진=이수민 작가 제공)


그는 "그림으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점점 멀어지는 그림을 그리게 됐고, 쉽게 지칠 수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계정을 만들고 포기하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도전한 것이 누누씨였다. 그는 "1년 안에 팔로워가 천 명이 안 넘으면 아예 그림에 손을 뗄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는 SNS에서 그림 계정을 운영하다 여러차례 실패해 본 경험을 토대로 수많은 그림 계정들과 차이를 두기 위해서는 '누누씨'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작가의 작업 화면 (사진=공예은 기자)


그러던 중 이 작가는 우연히 컴퓨터에 있는 3D 그림판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정말 우연히 3D 그림판을 발견하게 돼서 그림을 한 번 그려봤는데 굉장히 참신했다"며 "2D가 아닌 3D 캐릭터면 눈에 확 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 작가는 캐릭터를 구상할 때도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거면 제 또래(20대) 분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본인이 좋아하고 잘 그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누누씨'였다고 했다.

누누씨 캐릭터들(사진=이수민 작가 제공)


누누씨 캐릭터들은 이 작가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그는 "정말 단순하게 빵을 좋아해서 식빵을 캐릭터로 만들었고 제가 토끼띠라 폭력토끼 자매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이(식빵 캐릭터 이름)는 행복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라 제가 듣고 싶은 말들이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자라면서 자존감이 많이 높아진 케이스인데 저의 이러한 성격을 반영한 것이 폭력토끼 자매다"고 덧붙였다.

 

"제 그림을 볼 때 만큼은 사소한 걱정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사진=누누씨 인스타그램 캡처)


이 작가는 누누씨 캐릭터들의 솔직한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내 맘에 들어서 니 맘에 안 들어도 돼', '난 말이야... 어제 아침부터 자퇴하고 싶었거든', '쉽게 포기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등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이웨이' 하는 캐릭터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팔로워 분들이 다 제 또래다"며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을 속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털어놓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특히 좋아해주신다"고 말했다.

그가  MZ세대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천은 그의 메모장이다.

이 작가는 어떤 상황에서 느낀 기분이나 떠오른 생각을 그때마다 바로 메모장에 적어둔다. 이렇게 적어둔 과거의 감정과 생각이 누누씨 캐릭터들을 통해 표출한다.

또한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다른 것들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재미'라고 했다.

그는 작업을 할 때 메모장에 적어둔 것을 바탕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온라인에서 유행한 짤을 패러디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팔로워의 대부분인 MZ세대에게 웃음과 공감을 더 쉽게 이끌어낸다.

이 작가는 300장 정도의 짤만 모아둔 폴더가 따로 있을 정도로 옛날부터 짤을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그는 "모아둔 것을 보니 이걸 내 캐릭터로 나타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짤을 캐릭터에 녹여낸 계기를 설명했다.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낸 결과지만 아직까지 신기해요"

그는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부업으로 누누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누누씨에 좀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점점 누누씨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져서 여기에 더 집중하면 좋은 것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누누씨 발전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싶다"고 전했다.

누누씨 계정을 운영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땐 몇몇 댓글들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안 그러지만 초창기엔 누군가를 태그하면서 '야 이게 웃기냐?', '너가 더 잘하겠다' 같은 댓글도 달렸다"며 적지않은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현재는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져 이 작가는 최근 '마플샵'에서 누누씨 굿즈 판매를 시작했다. 구매하시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굿즈를 만들고 싶다는 이 작가.

는 "앞으로 누누씨를 통해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인스타 툰처럼 스토리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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