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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아닌 대통령 취준생 콘셉트 색달랐다”

“20~30대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면접을 보는, 이곳 저곳 이력서를 들고 기다리는 그런 심정을 우리 후보님들께서 같이 느껴보시고 20~30대의 아픔과 현실을 함께 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4일 ‘국민면접 제2탄, 대통령 취준생의 현장 집중면접’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에 참여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사말이다.

청년들은 9인의 후보를 상대로 블라인드 면접과 1대3 집중 면접이 진행된 행사의 취지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 패널의 높은 비중과 관련 논란, 그리고 200명의 국민면접관 중 오로지 9명의 질문을 들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실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국민면접' (사진=연합뉴스)


'대선 후보' 아닌 '대통령 취준생'...블라인드 면접도

30대 대표로 국민면접관으로 참여한 마재광 씨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을 면접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취업의 필수 관문 중 하나인 면접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2030 세대 청년들이라면 대다수가 체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면접'이라는 행사명처럼 행사의 콘셉트는 확실했다. 이날 면접에 나선 9명의 예비후보는 후보라는 자격보다는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갖기 위한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행사에 참여했으며, 모두 수험번호로 호명했다.

특히 경력과 나이 등을 모두 제외하고 각 후보의 정책과 자질만으로 평가하기 위한 블라인드 면접방식을 도입했다.

1부에 진행된 블라인드 면접은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 포맷을 차용했다.

후보들은  임의로 무대 위 상자 속에 들어가 음성변조까지 하며 본인의 정체를 숨기고 국민 면접관의 질의에 대답했다. 지원자 5365명 중 10~60대 연령대별로 40명씩 무작위로 선발된 200명의 국민면접관은 추첨을 통해 준비한 질문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2부의 집중면접에서 전문면접관 패널 3명은 각 후보에게 '압박면접'을 떠오르게하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국민면접관은 2시간30여분 동안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본 뒤 최종 평가를 해 순위를 매겼다. 블라인드 면접에서는 이낙연-이광재-이재명 후보 차례로, 1대 3 면접에서는 이낙연-최문순-이광재 후보 순으로 많은 ‘공감’을 받았다.

유튜브를 통해 국민면접을 시청한 취업준비생 서은지(26) 씨는 “이번 기획은 확실히 MZ세대를 겨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청년들과 소통을 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면접을 계기로 2030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직접 후보 검증하는 기회 많아져야"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30대 현장 참석자 정다운 씨는 "투표 외에도 대권에 도전하는 인물들을 직접 보면서 평가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후보를 국민들이 직접 검증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씨도 "국민들이 직접 후보 검증이 가능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TV에서나 봤던 분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서 본인을 어필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생각됐다"고 전했다.

송영길 대표 역시 행사에서  “지난 4·7 재보선 패배 이후 우리는 국민 앞에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했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4월 17일 "먼저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보수논객은 물론, 교수, 전문가, 그리고 2030청년들을 모시고 그분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겠다”라고 내용을 포함하는 공동 명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만 패널 선정에 관한 논란과 200명의 국민 면접관에게 할당된 9개의 질문들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후정의와 장애인 재난 관련 부처의 부재에 관련된 질문을 준비했다는 마씨는 "200명의 국민면접관 중 9명만 질문의 기회가 주어지는 건데 로또 당첨확률이나 마찬가지"라며 "질문의 기회조차 오지 않아 매우 아쉬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패널로 나온 분들 중에는 지나치게 인신공격적이고 편향된 질문으로 되레 청년들의 면접 스트레스를 상기시켜주는 질문과 태도를 보여준 사람도 있어 불편하기도 했다"며 "청년들은 구태의연한 정치공방은 원하지도 않고 듣고 싶지도 않다.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즉 후보들이 우리 청년들의 삶에 실효성 있는 정책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정씨도 "전문 면접관보다는 국민 면접관들의 질문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행사"라고 전했다.

 

/ 스냅타임 박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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