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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버퍼링중인 공공와이파이..5G되면 터질까

"버스를 타고 공공와이파이에 접속해 유튜브를 시청하면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이 끊겨 버린다. 공공와이파이가 설치됐지만 결국 동영상을 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때에는 내 데이터를 사용한다." - 유현경(25·여)-

유씨처럼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공공와이파이에 접속할 때마다 답답함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보니 민원 또한 빗발친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재 1만8000개소(2020년 기준)에 설치한 공공와이파이를 내년까지 4만1000개소에 설친다는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과 등하교 시 이용하는 버스에서도 작년에 전국 총 3만 5006대의 시내버스에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별칭에 어울릴 정도로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확대하고 있지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실시한 공공와이파이 민원 현황(2019년)에 따르면 접속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509건으로 가장 많다.

김주아씨(29⋅여)도 "공공 와이파이는 어떨 땐 잘 되다가 어떨 땐 진짜 안 된다"며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공예은 기자)


만원버스에선 무용지물... "기술적인 한계 탓"

공공 와이파이 속도가 얼마나 느린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시간대와 장소에서 실제로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해 보았다.

먼저 출근길 버스안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지난 주말  출근 시간대인 오전 8~9시 사이에 버스를 타고 공공와이파이에 접속했다. 처음 버스에 탔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승객이 적다보니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처음 재생할 때 3초 정도의 지연이 있었지만 시청하기에 큰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사진=공예은 기자)


하지만 점점 버스에 승객들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냅타임 인스타그램에 글을 업로드 하는 도중 와이파이 연결 표시는 상단바에 나와있지만 인터넷 연결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유튜브 영상도 고화질로는 시청이 불가능했다. 시청 도중 5~15초의 버퍼링이  계속 발생했다.

승객이 더 늘어나 만원버스 수준이 되었을 때는 와이파이로 무언가를 하기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했을 때 이미지가 안 보였고, 웹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려고 들어갔는데 30초 이상의 지연이 있었다. 유일하게 카카오톡만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사진=SPEEDCHECK 홈페이지 캡처)


실제 속도 측정을 위해 '스피드체크(SPEEDCHECK)'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했다.  이 앱을 통해 지연속도(핑, Ping), 다운로드, 업로드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부터 차례대로 자택, 버스에 처음 탔을 때, 중간에 연결 끊겼을 때, 만원버스일 때이다.(사진=스피트체크 어플 캡처)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지연 속도이다.

앱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핑은 ‘신호가 도착지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호 지연’이라고 나와있다. 즉 핑의 숫자가 높을수록 와이파이 속도가 느린 것을 의미한다. 공공 와이파이를  측정한 핑값은 1000 단위를 넘어섰다. 

(사진=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공공와이파이 홈페이지 ‘자주하는 질문’ 탭에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공공 와이파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안전기획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방에선 원활하게 접속이 되는데 서울 같은 경우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는 버스 와이파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는 “올해 말부터 버스 와이파이 5G 시범 서비스를 실행할 계획”이라며 “이 시범 서비스를 통해 접속 품질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테스트하여 향후에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는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2012년부터 실시해서 아직까지 교체하지 못한 구형 와이파이 기기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하지 않은 위치... 관계자, "업데이트 중"

(사진= 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이 근처를 돌아다녔지만 와이파이 신호를 찾지 못했다.(사진=공예은 기자)


오후에는 공공 와이파이가 주로 길거리와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곳으로 갔다. 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에서 2호선 이화여대역 길거리 근처에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되어있는 것을 보고 찾아갔다. 하지만 지도에 표시된 시민내과의원 앞에 갔을 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내과 안에 들어갔을 때도 와이파이 목록에 공공 와이파이는 뜨지 않았다.

거리뷰를 보니 내과의원이 아니라 옆 골목에 있는 분식집에 위치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그래서 분식집 내부와 근처 가게, 골목 등 근방에 있는 곳을 모두 돌아다녔더니 아주 잠깐 와이파이가 잡혔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다.

(사진=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캡처)


공공 와이파이 민원센터에 확인을 요청했더니 현재는 위치가 바뀐 상태였다.

 

(사진= 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캡처)


다음으로 찾은 곳 역시 위치가 부정확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을 왔다갔다 하며 와이파이 신호를 찾았지만 와이파이 목록에 뜨는 것은 지나가는 버스 와이파이 뿐이었다. 1시간 뒤쯤 확인해보니 공공 와이파이 표시가 사라져 있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상 표시된 와이파이는 행정구역의 특정 지점 한 곳에만 표시 되어 있기도 하고,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나서 이전 설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현재 전체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길거리에 설치된 와이파이의 경우는 말 그대로 길거리에 설치된 것이 아니라 건물 외벽 등에 설치가 되는 것인데, 부착된 건물의 리모델링이나 건물 내에서 이전 설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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