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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빼빼로 vs 日 포키, 막대과자 '원조'는 누구일까

[스냅타임 전수한 기자]빼빼로데이마다 불거지는 논란이 있다. 일본 과자 포키(ポッキㅡ)와 유사한 모양과 마케팅 때문에 '어느 쪽이 먼저냐'는 원조 논쟁이다. 이 논쟁은 2015년 미국 법원에서 상표권 분쟁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일본의 포키는 빼빼로와 맛도 모양도 비슷하다. 한국의 '빼빼로데이'처럼 '포키&프리츠의 날(포키의 날)'로 동일한 마케팅도 한다. 원조는 누구일까?

출시는 '포키'가, 마케팅은 '빼빼로'가 원조

빼빼로와 포키는 둘 다 막대형 초콜릿 과자다. 손잡이 부분에는 초콜릿 코팅이 되어있지 않아 잡고 먹기 편한 점도 같다.

모양이 비슷한 과자는 많지만, 둘의 상업적 기념일도 같다는 점에서 특히 유사성이 깊다. 한국의 '빼빼로데이'처럼 일본도 11월 11일이 '포키의 날(ポッキㅡの日)'이다.

'빼빼로'와 비슷한 모양의 포키. 11월 11일에 마케팅을 하는 점도 동일하다. (사진=포키 재팬 공식 홈페이지)


출시는 포키가 앞섰다. 포키는 일본 과자 제조사 에자키 글리코가 1966년 발매했다. 반면 롯데제과가 빼빼로를 출시한 것은 1983년이다. 막대형 초콜릿 과자의 원조격은 포키인 셈이다.

그러나 '빼빼로데이'와 '포키의 날', 즉 기념일은 한국이 먼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빼빼로데이는 영남 지역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자'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주고받은 데서 유래했다. 이 시기는 1990년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롯데제과가 공식적으로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들어간 것은 1997년이다.

반면 포키의 날은 1999년 11월 11일 지정됐다. 1999년을 일본식 연호로 표기하면 헤이세이(平成) 11년이 되는데, 연도까지 숫자 '11'에 맞추어 제정한 것이다. 일본은 새 천황이 즉위할 때 연호를 새로 붙인다.

과자의 특징인 '1자 모양'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것은 한국이 빨랐던 셈이다. 스포츠 서울 일본판 편집장 타케히로 신은 "시작이 빠른 것은 빼빼로데이인만큼, 한국이 기원이라고 하는 주장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라고 2018년 야후재팬에서 밝혔다.

6년간의 상표 분쟁 끝...美 법원 "유용한 디자인, 독점 안돼"

한편 올해 빼빼로와 포키 간 6년에 걸친 상표 분쟁이 끝났다.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은 롯데제과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미국 제3순회항소법원)


포키 제조사 에자키 글리코는 2015년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롯데제과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 과자 모양에 대한 상표권을 인정받아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포키는 1978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빼빼로가 22년 후인 2000년 뒤따랐다. 포키 측은 롯데제과에 미국 내 빼빼로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장을 1993년부터 여러 장 보냈지만, 롯데가 이를 무시하자 법적 공방에 나선 것이다.

2021년 1월 26일 최종 판결이 났고, 롯데가 승소했다. 핵심은 막대형 초콜릿이라는 디자인이었다. 위 판결을 분석한 KOTRA에 따르면, '유용한(useful)' 디자인은 상표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소비자들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 디자인은 독점할 수 없다는 의미다.

포키는 소비자가 초콜릿을 손에 묻히지 않고도 쥐고 먹을 수 있는 유용한 디자인이다. 이 장점이 역으로 상표권을 인정받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은 포키의 '막대형 초콜릿' 디자인을  '유용'하다고 판단했고, 따라서 롯데제과를 상대로 한 상표권 침해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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