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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인형이 에펠탑에?…'아바타여행' 왜 떴을까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 자신의 인형이 대신 여행 가는 '인형 투어', 집에서 동영상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랜선 투어' 등 본인이 직접 여행하지 않는 '아바타 여행'이 MZ세대에게 인기다.

이러한 상품이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MZ세대가 상품 그 자체보단 구매를 통해 얻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과 관련이 있다.

(사진=인터파크 투어)


지난 9월 인터파크 투어에서 출시한 '토이스토리-내 최애 인형이 대신 여행을 간다' 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품은 자신이 선택한 나라에 인형을 여행 보내는 것으로, 채팅 어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여행 상황이 공유돼 실제로 여행간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관광 명소마다 3-5장의 인증샷이 제공되며 여행이 끝난 후에는 여행지 기념품도 함께 제공된다.

실제로 이 상품은 오픈 당시 하루만에 131명의 고객이 예약했으며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에는 3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접속했다.

문보송 인터파크 투어 여행사업부 단거리상품팀 담당자는 "지난 9월 상품 출시 이후 총 누적 이용자 수는 355명"이라며 "최근 상품 판매가 종료 됐는데 추가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가 굉장히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훗카이도로 인형 여행을 보낸 독자가 제공한 인증샷이다. (사진=채은서씨 제공)


마카오로 인형 여행을 보낸 김모씨(25)는 "직접 여행간 것과 거의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패키지 여행을 하듯 다른 분들의 인형과 단체사진을 찍고 결과물을 받아보는 과정이 마치 실제로 여행간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여행 상품을 이용한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행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대만으로 인형 여행을 보낸 이모씨(21)도 "인형이 여행을 갔다는 것 외엔 기존에 즐기던 여행 상품과 유사하게 여행 일정을 짜서 장소에 대해 설명해주고 유명 상품을 소개해주는 등 여행간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하여 큰 만족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방식의 경험이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이러한 특성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심해지기 전부터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1년 전보다 여행 등 즐거운 경험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은 53.9%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MZ세대는 경험을 위해서라면 망설임 없이 소비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해지자 여행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형 투어가 여행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한 것이다.

바르셀로나 랜선투어 영상이다. 가이드가 바르셀로나 곳곳을 다니며 투어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유명한 음식도 맛보며 생생한 현장을 전달한다. (사진=마이리얼트립 유튜브 캡처)


랜선투어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비록 실제 여행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을 통해 그곳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주변 소음 등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 진짜 여행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자기가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할 때는 최대한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며 "코로나 때문에 직접 여행을 못 가면 인형이라도 보내서 실제로 여행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인형과 가이드가 "일종의 아바타"라며 "아바타를 통한 체험이 메타버스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많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오프라인까지 확장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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